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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북극곰 볼 수 있는 중국 호텔 동물 학대 논란

레드프라이데이 2021. 3. 14. 14:47

좁은 공간에 동물들이 살게 하며 사람들의 오락거리가 되게 하는 동물원. 여러분은 동물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동물원을 통해 인간이 동물에 대해 배우고,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번식할 수 있어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에서 살아야 할 동물들이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에 비판적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이런 동물원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는데요. 바로 중국의 한 호텔이 동물원 겸 호텔 숙박 시설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시설이었기에 비판을 받은 것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북부에 위치한 헤이룽장성의 하얼빈. 이곳에는 유명 관광지 '하얼빈 폴라 랜드'가 있습니다. 지난 3월 12일 하얼빈 폴라 랜드에서는 한 호텔이 문을 열었는데요. 이 호텔의 콘셉트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호텔은 '세계 최초 북극곰 호텔'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북극곰 우리를 호텔 객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죠. 이에 21개 객실에 있는 투숙객들은 24시간 북극곰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우리 안은 가짜 바위, 가짜 고드름 등으로 꾸몄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조명으로 24시간 내내 우리 안을 환하게 밝혀놨죠. 북극곰들은 물 안으로 들어가도, 물 밖에 있어도 조명과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만 하는 환경입니다. 호텔 측에서도 '총 33개의 강화 유리가 설치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북극곰을 구경하라'라고 광고하고 있네요.

이 소식을 접한 환경 보호 단체에서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북극곰들이 24시간 조명과 사람들의 시선에 시달리며 마치 '파놉티콘'에 갇혀 있는 것 같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북극곰은 동물원에서 전시하기 가장 부적합한 동물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이들은 수 천 마일을 돌아다니고, 차가운 기후에서 사는 등 야생에서의 환경이 동물원 환경과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북극곰이 동물원에 살게 되면 활동 영역이 100만 분의 1로 줄어드는데요. 이에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거나, 특정 두 지점을 계속 왔다 갔다 하거나, 잠든 것처럼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모두 동물원 사육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이 호텔이 북극곰 학대를 하고 있다며 이 호텔을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극곰과 같은 대형 포유류는 동물원에 전시하지 않을 것을 호소하고 있네요. 그러나 현재 호텔 측에서는 이 공간이 북극곰 사육장의 일부일 뿐이며 기후에 따라 북극곰을 야외에 풀어놓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호텔 객실의 요금은 1,888위안(33만 원)에서 2,288위안(40만 원) 정도인데요.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시범 운영 기간 객실은 전실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과연 앞으로 중국 관광객들은 동물보호 운동가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게 될까요? 아니면 호텔은 지금과 같이 큰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는 것일까요? 앞으로 이 호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