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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쇼핑 축제로 전락한 '광군제'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이것'
레드프라이데이
2021. 11. 15. 09:37
숫자 '1'이 네 개 붙어 있는 날인 11월 11일은 우리나라에서 '빼빼로 데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이 날은 '광군제'로 불리는데요. 홀로 서있는 1이 네 개나 있어 '독신의 날'을 뜻하는 날입니다. 12년 전인 2009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에서는 싱글들을 위한 특별한 할인 행사를 시작했는데요. 이는 대박을 쳤고, 이후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할인 행사에 동참하며 '광군제=쇼핑 축제'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올해도 광군제 쇼핑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예전만 못했습니다. 과거에는 11월 11일 딱 하루만 쇼핑 행사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10월 말부터 행사를 시작해 약 2주 정도 행사 기간이 길어졌고, 또한 최근 몇 년 간 유명한 왕홍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광군제 못지않게 물건을 싸게 팔며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없어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또한 광군제 이외에도 다양한 쇼핑 축제가 넘쳐나는데요. 이에 소비자들이 이런 쇼핑 축제에 무뎌진 것도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행사가 등장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알리바바가 소유한 여행 플랫폼 페이주입니다. 페이주는 플리기(Fliggy)라고도 불리는데요. 올해 플리기에서는 광군제를 맞아 '플리기 원더풀 저니(Fliggy Wonderful Journey)'라는 축제를 주최했습니다. 과연 이 축제는 기존 광군제 쇼핑 축제와 어떻게 달랐을까요?
먼저 이 축제에서는 야외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 공연은 중국의 관광지에서 열렸는데요. 공연을 통해 유명한 음악들을 선보였습니다. 먼저 저장성에 위치하고 있는 유명한 관광지인 천도호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무협 액션 드라마인 <선검기협전>에 나오는 유명한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천도호는 <선검기협전>의 대표적인 촬영지이기도 했기에 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7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나의 붉은 고래>에서 영감을 받은 공연도 있었습니다. 바로 고래와 함께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죠. 이 장면은 CGI로 완성된 것이었는데요. 중국 푸젠성에 있는 유명한 중국 전통 가옥인 툴루의 안뜰에서 고래와 인간이 교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선보였습니다.
뮤지션들은 중국 전통 악기를 이용해 해리포터 시리즈의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최근 베이징에 문을 연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죠. 또한 <왕좌의 게임>의 오프닝 타이틀을 연주하며 중국 전역의 관광지를 홍보했습니다.
이번 축제는 플리기의 광군제 캠페인 중의 하나였는데요. 플리기에서는 이 축제뿐만이 아니라 30명의 왕훙들을 모셔와 '논스톱 라이브 방송'을 펼치기도 했죠. 비야, 오스틴리, 쉐리 등의 왕훙들은 중국 전역의 숙박시설과 식당들을 소개했고, 이를 구매할 시 200위안 당 30위안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플리기의 캠페인에 소개된 관광지는 플리기 앱에서 검색량이 200% 증가했습니다. 또한 광군제 할인 행사의 첫 40분 동안 지난해 광군제 하루치 매출을 달성했는데요. 4시간 동안 28만 건의 고급 호텔의 예약이 이루어졌으며, 상위 네 명의 왕훙들은 5억 6,2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04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매출 수치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몇 년째 별 다를 것이 없었던 광군제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알리바바의 시도였습니다. 최근 몇 년 간 광군제는 과도한 할인으로 인한 출혈 경쟁으로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태였는데요. 알리바바에서는 여행 부문에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할인뿐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경험을 중시 여기며 매출을 올린 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