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뻔했던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비결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내에서 K-뷰티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한국 로드샵 화장품들은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중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중국의 보따리상 따이거우가 사랑하는 아이템 중의 하나였죠.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중국 내 많은 K-뷰티 매장은 철수했고, 그 자리에는 중국의 로컬 브랜드, C-뷰티가 들어왔습니다.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는 수많은 신생 화장품 브랜드가 생겼는데요. 이 로컬 브랜드들은 다양한 제품을 발 빠르고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고, 중국 소비자들은 '궈차오' 열풍에 힘입어 C-뷰티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그러나 C-뷰티는 인플루언서에 대해 지나치게 의존하고, 연구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며, 너무나 심한 출혈 경쟁으로 인해 인기가 빨리 사그라들고야 말았죠. 심지어 올해는 대표적인 C-뷰티 브랜드인 퍼펙트 다이어리, 플로라시스, 쥬디돌 등이 중국 최대의 쇼핑 페스티벌인 광군제에서 해외 뷰티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 궈차오 : 중국을 뜻하는 '궈'와 트렌드를 뜻하는 '차오'의 합성어로 일종의 애국주의 소비 트렌드를 뜻하는 말

이런 상황에서 C-뷰티는 살아남기 위해 특별한 전략을 취해야만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과연 중국 뷰티 브랜드는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올 한 해 중국 뷰티 브랜드를 살린 특별한 전략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중국판 유튜브"로 사람 모은다

중국에서 '더우인'이나 '위챗' 채널이 없으면 거의 성공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우인은 중국판 틱톡으로 마케팅에 특화되어 있으며, 위챗은 대표적인 쇼핑 채널입니다. 그러나 중국 뷰티 브랜드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갔습니다. 바로 '빌리빌리'입니다. 빌리빌리는 중국판 유튜브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빌리빌리의 사용자 중 81%는 MZ 세대이며 월평균 사용자는 25억 명에 달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빌리빌리에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의 메이크업 튜토리얼, 화장품 테스트, 화장품 언박싱, 데일리 메이크업 팁, 인기 있는 메이크업 카피 등이 올라왔는데요. 이에 가장 큰 주류 뷰티 마케팅 플랫폼 중의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플로라시스, 퍼펙트 다이어리 등 많은 로컬 브랜드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빌리빌리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죠. 현재 빌리빌리 내 중국 뷰티 브랜드 관련 동영상은 1,000만 회 정도의 조회수를 지니고 있는데요. 이에 빌리빌리를 이용해 트래픽을 모으는 것이 성공적이라는 것이 밝혀졌죠.

 

2.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중국 시장을 단숨에 평정한 경험을 무기를 지니고 있는 중국 뷰티 브랜드. 이들은 이 노하우를 가지고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했고 현재까지는 괜찮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서구의 국가들은 중국 화장품에 대해 신뢰가 없는데요. 반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화장품에 대한 거부감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퍼펙트 다이어리는 불과 1년 만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컬러 화장품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아마존 재팬에서는 출시 첫날 '아마존 립스틱 판매 순위 3위'에 올랐죠. 올해 1월에는 쥬디돌이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에 론칭했는데요. 이 또한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시아 뷰티 시장은 2025년까지 471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이 시장은 C-뷰티 브랜드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3. 남성 화장품

중국 Z세대 남성들은 화장하는 것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TV 속 남자 아이돌들의 모습이죠. 현재 여성들이 화장이나 화장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남성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른데요. 이에 남성 스킨케어 구매 증가율 또한 여성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뷰티 브랜드는 남성 고객들을 공격적으로 공략하지 않았고, C-뷰티 브랜드는 이를 기회로 삼고 남성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죠.

중국에서 남성 미용 부문은 2025년까지 약 50%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중국 뷰티 브랜드 또한 여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