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은 북적, 총 들고 거리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결국 폭발한 미국인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최대 확진국.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데요. 4월 19일을 기준으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스페인, 3위 이탈리아, 4위 프랑스, 5위 독일의 확진자를 다 더한 숫자보다 미국의 확진자가 더 많은 상황입니다.

확진자가 이렇게 늘어나기 전에도 미국의 각 주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자택 대피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는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 병원 방문 등 생활에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집 바깥으로 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강도 조치인데요. 자택 대피령의 일환으로 식당, 쇼핑센터 등 많은 사업장에서 문을 닫는 등 경제활동에 제동이 걸리며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뿐만이 아니라 실직하며 집세를 내기도 버거울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자택 대피령을 쉽사리 해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이에 많은 미국인들은 거리로 나왔습니다. 미국인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발동한 자택 대피령에 항의하는 의미였죠. 먼저 이들은 코로나19가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가짜 위기' '공포 말고 팩트를 달라' '미친짓을 멈춰라. 단지 감기 바이러스일 뿐이다'라는 팻말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주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을 과장해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택 대피령을 해지하지 않는 주지사를 독재자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히틀러 그림과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까지 등장하며 주정부를 비난했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민들의 생활과 외출을 제한한다는 것이었죠.

더욱 과격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총기류를 소지하고 시위에 참여한 것인데요. '주지사가 우리를 해방하지 않으면 총알이 우리를 해방할 것이다'라는 무시무시한 문구를 들고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총기와 무력을 사용해 시위를 할 것이라는 암시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모이면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인데요. 어른들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 심지어는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손에 안고 시위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참가했죠.

시위뿐만이 아닙니다. 외출에 목말라 있던 많은 미국인들이 일부 해변의 재개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하자마자 해변으로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바로 플로리다주 내 잭슨빌이었는데요. 잭슨빌의 시장은 지정된 시간에 수건이나 의자 지참을 금지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등의 조건으로 듀발 카운티의 해변을 재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이 지침을 잘 따라달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과연 이들은 지침을 지켰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거리 두기 지침은 무시되었고,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죠. SNS에는 이들을 비판하는 해시태그가 줄이어 올라왔는데요 바로 '플로리다 멍청이들'이라는 뜻의 #FloridaMorons였죠.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8일 코로나 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정점을 지났다는 다수의 긍정적인 징후를 계속 보고 있다'라고 밝히며 일부 주에서 규제를 해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있는 지역 세 군데를 지목해 '해방하라'라는 트윗을 올리며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지친 시민들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시카고 공중보건부 위원인 앨리슨 아와디는 '재개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환자 증가율이 정말로 내려갔는지를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며 아직까지 규제 완화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들의 시위에 주정부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그리고 이런 결정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미국. 과연 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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