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편의점에서 위조지폐가 사용되었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이후 경찰이 출동했고 현장에는 술에 취해 자신의 차에 앉아있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왼쪽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렀고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어요. 날 죽이지 마세요'라고 호소했지만 해당 경찰관은 이를 무시한 채 8분간이나 목을 짓눌렀죠.
시민들은 이를 '흑인 차별'로 규정하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내용이었죠. 또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시작된 시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영국도 현재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격렬히 일어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운동의 일환으로 전 세계에 있는 인종주의자들의 동상이 철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 문제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동상은 시위 이전부터 뜨거운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그가 노예 무역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상은 철거되지 않았지만 브리스톨 시의회에서는 공연장인 '콜스턴 콘서트홀'의 이름을 바꾸고, 시장 집무실에서 콜스턴의 초상화를 떼어내는 일도 있었죠.
그리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격화되며 이 동상은 시위대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시위대는 로프를 사용해 이 동상을 끌어내린 것이죠. 성난 시위대는 동상을 바득에 끌어내린 다음 무릎으로 콜스턴의 목을 내리 누르는 동작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태를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시위대는 동상에 밧줄을 묶어 브리스톨 시내를 끌고 다녔고 결국 이 동상은 에이본 강에 던져졌습니다. 인종 차별을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죠.
시위대의 이런 행동은 찬반 논란이 되었습니다. 물론 에드워드 콜스턴이 노예 무역상이지만 그가 했던 행동들의 과오를 파악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이죠. 또한 이런 행동이 중우 정치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정당한 절차 없이 설치물을 파괴한 불법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도 있었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얼굴 없는 뱅크시가 나섰습니다.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죠. 뱅크시의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이 동상을 강물에서 다시 꺼내 세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상 옆에 동상을 끌어내리는 시위대의 형상도 함께 제작해 세우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이로 인해 '콜스턴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스케치도 덧붙였는데요. 콜스턴 동상은 비스듬히 서있고 이를 네 명의 사람들이 끌어내리는 모습이 보이네요.
과연 이 아이디어는 실현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비슷한 콘셉트로 이 동상은 다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하네요. 현재 브리스톨 시의회에서는 콜스턴의 동상을 인양했는데요. 이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플래카드와 함께 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종주의자 동상 철거 관련 논란은 브리스톨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우파 성향의 유명 언론인이자 40권 정도의 역사서를 저술한 역사학자인 몬타넬리의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는데요. 몬타넬리가 12세 흑인 여자 아이와 결혼해 성노예로 삼은 사실을 말년에 자랑스럽게 떠벌린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밀라노 시장은 '누구든지 살면서 실수를 한다'면서 '그러나 밀라노는 여전히 그의 공로를 인정한다'는 의견을 내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인종주의자 동상은 어떻게 될까요? 흑인 차별 반대 시위가 이어지며 동상들은 철거되는 것일까요? 과거 청산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