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만들어진 영국 훈장 디자인이 지금 와서 논란 된 이유는?

1818년 영국에서는 조지 4세가 조지 3세 대신 섭정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 제정된 영국의 기사단 훈장이 있는데요. 바로 '세인트 마이클 앤드 세인트 조지 훈장'입니다. KCMG라고도 불리는 이 훈장은 영국 연방과 외국과의 관계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인물에게 수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외교부 장관이었던 윤병세 전 장관도 이 훈장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죠.

이 훈장은 생긴지 200년도 더 되었는데요. 얼마 전부터 이 훈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도 이와 관련된 청원이 올라오기까지 했는데요. 과연 이 훈장은 왜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이 훈장의 '디자인' 때문입니다. 이 훈장의 휘장에서는 성 마이클이 사탄을 제압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문제는 백인의 모습으로 묘사된 성 마이클, 그리고 사탄은 어두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 마이클은 사탄을 발로 누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죠.

조지 플로이드는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시민이었는데요. 그가 비무장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왼쪽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렀고,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어요, 날 죽이지 마세요'라고 호소했지만 해당 경찰관은 이를 무시한 채 8분간이나 목을 짓눌렀죠. 결국 조지 플로이드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결국 이날 밤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백인 경찰이 흑인을 과잉 진압한 것으로 여겨져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주제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훈장의 디자인이 완전히 '인종차별적'이며 '매우 모욕적'이라며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교체할 것과 영국 왕실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훈장은 영국 여왕도 각종 공식 행사에서 직접 착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 이후에도 이 훈장이 공식 석상에서 등장할지, 그리고 영국 왕실에서는 훈장의 디자인을 교체하고 사과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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