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넘은 다리를 SNS 핫플레이스로 만들 도시 디자인 화제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 넓은 부지를 마련해 공원을 꾸미거나,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꼭 거창한 것이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건축 회사의 아이디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2013년에 설립되어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 스튜디오 '100아키텍츠'에서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기존에 있는 다리를 리노베이션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다리는 상하이의 푸지루 보행자 다리였습니다. 이 다리는 징안과 자베이 지역을 이어주는 다리로 1997년 보행자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2009년 한차례 보수공사를 통해 자전거나 스쿠터 등이 다닐 수 있는 도로로 바뀌었죠.

이 다리는 1km 남짓한 다소 긴 다리인데요. 하천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물론 도시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다리입니다. 100아키텍츠에서는 이 다리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했는데요. 리노베이션을 통해 이 다리를 이용하는 보행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이 다리를 하나의 랜드마크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하이 루프(High Loop)'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회색 아스팔트가 더욱 대담하고 밝은 색상으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색상 자체로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이죠. 색상을 미적인 관점에서만 배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라임 색상은 자전거나 스쿠터가 지나다닐 수 있는 '패스트 트랙'으로 만들고, 마젠타 색상은 보행자 도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행자 도로는 의도적으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두었는데요. 다리의 곳곳을 탐색하며 다리를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즐겨보라는 의도겠네요.

배경색은 청록색으로 정했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멈추고, 머물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곳에는 전망대, 피크닉 광장, 휴게실, 혹은 미니 원형 극장이 설치되어 있죠. 또한 중간중간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요. 다리가 하나의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모양새입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빈 공간도 만들어두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벼룩시장, 야시장 등의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해두었죠.

100아키텍츠에서는 이런 리노베이션이 기존 구조물을 바꾸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색 일색인 삭막한 도시 경관에 하나의 활력일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디자인이 실제로 도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작은 아이디어로 도시의 전경을 바꿀 수 있는 프로젝트임에는 확실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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