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가 그렸다?' 평범해 보이는 풍경화가 34억원에 팔린 진짜 이유는?

전 세계를 다니며 사회 비판적인 벽화를 그립니다. 그의 행동은 불법이죠. 그러나 일단 그림이 그려졌다 하면 이 그림은 소중하게 다뤄집니다. 주택의 담벼락에 그림이 그려지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하죠. 이 인물은 누구일까요? 바로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입니다. 뱅크시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회 전반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벽화를 남기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특히 브렉시트(BREXIT), 난민, 노숙자, 마스크 착용 등 현재 당면한 여러 가지 이슈에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그의 작품이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나왔습니다. 한 점도 아닌 무려 세 점이 연작으로 함께 나왔죠. 이 작품은 사실 뱅크시의 특징적인 그림체가 보이지 않는 평범한 풍경화인 것처럼 보입니다. 작품의 제목도 '지중해 바다 풍경 2017(Mediterranean Sea View 2017)'이죠. 그러나 이 작품에도 뱅크시 특유의 풍자가 보이는데요. 바로 구명조끼와 부표를 함께 그려 넣은 것입니다. 이는 험난한 바다를 헤치고 유럽땅에 발을 붙이고자 하는 절박한 난민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죠. 로맨틱한 바다 풍경과 이 모습이 서로 상충되며 미묘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사실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외곽의 장벽 앞에 있는 한 호텔에 걸려있던 것입니다. 이 호텔 또한 뱅크시가 세운 것이죠. 월도프 호텔(Walled Off Hotel)이라는 이름의 이곳은 '세계 최악의 경관'을 가진 호텔로도 유명한데요. 10개의 객실 모두 높이 8m의 장벽 때문에 햇빛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이 호텔 또한 숙박시설이지만 뱅크시의 풍자 작품 중의 하나인데요. 바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풍자한 것이죠. 이곳은 뱅크시의 벽화와 작품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인데요. '지중해 바다 풍경 2017'도 그 중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이 작품은 당초 8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2억 3,800만 원에서 12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8억 5,80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익명의 경매자 2명이 마지막까지 다투며 무려 22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4억 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 수익금은 베들레헴에 있는 바르스 병원에 급성 뇌경색 관련 장비를 구매하고, 아동 재활 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기금으로 조성된다고 합니다.

한편 런던 소더비 는 뱅크시와 인연이 깊은 경매장인데요. 2018년 뱅크시의 그림 '소녀와 풍선(Girl with Balloon)'이 이곳에서 무려 104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에 낙찰되었고, 이 그림은 낙찰되자마자 액자 속에 미리 설치되어 있었던 파쇄기가 저절로 작동하며 그림은 잘게 찢어지고 말았죠. 

또한 2019년에는 뱅크시의 초대형 유화 작품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가 987만 9,500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46억 원에 낙찰되었으며, 이는 뱅크시의 작품 중 최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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