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훔쳐 '셀카' 찍고 '예술 사진'까지 찍은 원숭이 SNS 화제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휴대폰 안에 담긴 수많은 개인 정보들과, 비싼 기기, 그리고 추억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그러나 만약 잃어버린 휴대폰이 원숭이의 손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실제로 이런 일을 겪은 한 남성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 남부의 항구 도시 바투파핫에 살고 있는 20세 대학생 자크리드 롯지(Zackryds Rodzi)입니다.

자크리드는 어느 토요일 눈을 떴을 때 핸드폰이 없어서 당황했는데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기에 어디서 잃어버렸나 생각했다고 합니다. 누군가 훔쳐 간 정황은 없었기 때문이죠. 이에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집 주변의 숲속에서 핸드폰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이 소리를 따라갔는데요. 그곳에서 야자수 나뭇잎 아래에 있는 더러워진 핸드폰을 찾았다고 합니다.

과연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인지 그는 궁금했는데요. 마침 아버지가 그날 집 밖에서 원숭이를 보았다고 한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러나 차마 원숭이가 이런 짓을 한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의 예상은 틀렸습니다. 핸드폰의 갤러리를 연 순간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는데요. 원숭이의 셀카는 물론 원숭이가 찍은 풍경 사진, 의미 없는 사진 등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숭이는 영상도 남겼는데요. 핸드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연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원숭이는 마치 프로 사진작가가 찍은 것 같은 사진도 남겼습니다. 숲속에서 자라는 야자수의 잎을 찍은 것이었는데요. 의도적으로 각도를 잡은 것처럼 멋진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핸드폰은 조금 망가졌지만 그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원숭이가 카메라를 뺏어가 사진을 찍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에는 영국 야생 동물 전문 사진작가인 데이비드 슬레이터가 멸종에 처한 동물 사진을 찍기 위해 인도네시아 술라웨이 섬을 방문했는데요. 당시 검정짧은꼬리원숭이를 촬영하던 그는 원숭이에게 카메라를 빼앗기고, 원숭이는 이 카메라로 수백장의 셀카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셀카 중에는 원숭이가 익살스럽게 웃고 있는 '인생샷'도 있었죠.

데이비드 슬레이터는 이 사진으로 유명세를 얻었는데요. 이 사진을 담은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의 사진은 위키피디아에 실리기도 했는데요. 슬레이터는 위키피디아가 자신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해 무료로 게재했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구했으나 '이 사진은 원숭이가 찍은 것'이라는 이유로 이런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또한 동물 보호단체 PETA에서는 원숭이가 찍은 사진이기에 저작권은 원숭이의 것이라며, 자신들이 원숭이를 대신해 소송을 하겠다면서 원숭이 셀카 사진으로 발생한 수익을 원숭이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PETA를 관리인으로 지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법원에서는 동물에게는 저작권이 없다며 슬레이터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에 PETA가 항소하자 양측은 원숭이 셀카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25%를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합의하며 소송전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원숭이가 만들어낸 사건인 것 같은데요. 원숭이들을 만날 때는 카메라, 모자, 가방 등 소지품 간수를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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