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무궁화로 수놓인 한국계 여배우의 에미상 시상식 패션 화제

TV 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에미상(Emmy Awards)'을 아시나요? 미국에서 한  해동안 TV를 통해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편집상, 기획상, 프로듀서상, 남녀 배우상 등이 있습니다. 에미상은 스타들의 화려한 레드 카펫을 볼 수 있는 이벤트로도 유명한데요. 올해는 아쉽게도 레드 카펫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자 지미 키멜 및 일부 출연진과 특별 게스트 12명만이 실제 시상식장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관중석도, 스타들도 참석하지 않고, 100여 명의 후보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원격 시상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레드 카펫은 없었지만 스타들은 저마다의 장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을 차려입었습니다. 마치 레드 카펫에 선 것처럼 화려하고 멋진 옷을 보여준 스타들도, 그리고 재치 있는 잠옷 차림의 스타들도 있었는데요. 그중 의미 있는 패션을 보여 준 한 스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계 캐나다인 배우 산드라 오(Sandra Oh)입니다. 

산드라 오는 에미상 시상식에 앞서서 보그 영국판 화보를 촬영했는데요. 이 화보를 통해 시상식에서 입었던 의상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연보라색 봄버 재킷과 블랙 컬러의 팬츠였습니다. 이 재킷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한글로 된 자수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산드라 오의 왼쪽 가슴에는 새로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글자가 흰색 실로 수 놓여 있네요. 글씨 오른쪽에는 태극기의 모서리에 표현되는 '건곤감리'가 수놓여져 있습니다. 건곤감리는 하늘, 땅, 물, 불을 상징하는 것이죠.

재킷의 디테일은 소매에도 있었습니다. 왼쪽 소매에는 분홍색과 초록색으로 무궁화가 수놓아져 있으며 오른쪽 소매의 지퍼 고리에는 한국 전통 문양의 장신구를 달았네요. 보라색 또한 한국 왕실의 전통 색상 중의 하나이죠.


이 재킷은 코어리미티드(KORELIMITED)라는 이름의 브랜드와 산드라 오가 함께 만든 것인데요. 현재 375달러에 팔고 있으며 같은 디자인의 마스크는 24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재킷은 연보라색 말고도 검은색으로도 나오는데요. 연보라색 색상이 짧은 크롭트핏인 반면 검은색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하네요.

산드라 오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관련된 시위 이후 아시아계, 그리고 한국계로서 흑인 공동체에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산드라 오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각본상을 수상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개박수'를 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올해 에미상에서는 드라마 '킬링 이브(Killing Eve)'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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