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제품이나 공간을 여러 명이서 공유해 사용하는 '공유 경제'가 대세입니다. 사람들은 사무실 공간, 자동차, 자전거 등을 필요할 때 사용하고, 이와 관련된 플랫폼들은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죠. 그러나 공유 경제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도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범죄 발생 위험인데요. 낯선 사람과 직접 거래를 한다는 공유 경제의 특성상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는 이에 대한 토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데요. 바로 지난 2월 발생한 한 여성의 사망 사건 때문입니다. 과연 이 여성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중국에는 '훠라라'라는 이름의 플랫폼이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대학생들이 자취방을 이사하거나, 잠깐 큰 물건을 옮기기 위해 밴이나 트럭이 필요할 때 많은 중국인들이 찾는 곳이죠. 훠라라를 이용하면 작은 봉고차부터 대형 트럭까지 부를 수 있는데요. 이사 업체를 부르기에는 애매하지만 큰 차가 필요할 때 이용하는 곳입니다. 반대로 밴이나 트럭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량을 통해 추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죠.
중국 후난성 창샤시에 살고 있는 23세 여성 처샤샤씨도 이사를 하기 위해 훠라라 앱을 이용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2월 6일 오후 두 시쯤 차량을 예약했고, 밤에 처씨가 예약한 차량이 왔죠. 처씨는 밤 8시 55분부터 9시 13분까지 혼자 차량으로 물건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10여 차례 차량과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짐을 옮겼고, 이 장면은 아파트 CCTV에 찍혔습니다. 물건을 다 실은 후 처씨는 가족들과 통화를 했고, 9시 24분쯤에는 이삿짐 차량에 탔고, 친구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이후 사건은 벌어졌습니다. 9시 30분쯤 훠라라 차량 기사 주모씨가 처씨가 차량에서 뛰어내렸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죠. 주씨의 진술에 따르면 처씨가 갑자기 조수석 창문을 통해 차에서 뛰어내렸다고 하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가 처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처씨는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4일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블랙박스가 없어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은 주씨만 알고 있는데요. 석연찮은 점은 계속해서 발견되었습니다. 먼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는 약 10km 정도였는데요. 앱에 정해진 경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씨는 세 번이나 경로를 바꿨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씨에 따르면 앱에서 안내한 도로보다 자신이 달린 도로가 더 빠르기 때문에 앱 상에 나와있는 경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처씨는 주씨에게 계속해서 경로에 대해 물었지만 주씨는 이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씨는 처씨의 이삿짐 건을 빨리 끝내고 다른 건을 잡기 위해 자신이 잘 아는 길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후 창샤시 경찰은 지난 23일 기사 주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구금했고, 3월 3일 주씨는 공식적으로 체포되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씨는 자신은 처씨를 물리적으로 폭행한 적이 없으며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중국 전역에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요. 일부 사람들은 처씨의 행동이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주씨에게 죄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여성 승객을 신체적으로 해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왜 경로를 이탈했는지에 대해 설명은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한편 공유 차량으로 인해 여성이 사망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8년에는 디디추싱 기사가 20살 여성을 인적이 드문 산길로 데려간 뒤 강도짓과 함께 성폭행하고 이후 이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디디추싱을 이용한 한 항공승무원이 성폭행당하고 살해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죠.
공유 차량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신이 점점 커져가고 있고, 이는 공유 경제의 근간을 흔들만한 사건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에 대해 훠라라 측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비상호출벨, 블랙박스, 경로 공유, 그리고 기사에 대한 검증 등으로 안전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