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초고층 빌딩?' 20년 전 파격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기적의 건축물

철근과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로 고층 빌딩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안정성에 취약하지는 않을까, 빨리 썩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많은 걱정이 스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Moelven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근처의 작은 마을 부루문달(Brumundal)에는 한 빌딩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빌딩에는 주거 시설, 호텔, 음식점, 사무실, 수영장 등이 있으며 18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빌딩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계 최고층 목조빌딩'이며 심지어 2018년 뉴욕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이 빌딩이 생기기 전 '세계 최고층 목조빌딩'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건물은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기숙사 건물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53m의 높이였으나 노르웨이의 빌딩은 85.4m로 무려 30m 이상의 높이가 더해졌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기숙사 / 출처 : Architect Magazine

 

목재는 화재에 약하고, 쉽게 썩으며, 뒤틀림이 있고, 강도가 약하다는 문제점. 과연 해결한 것일까요? 현재 '목재 건물'은 '콘크리트 건물'보다 온실가스의 배출이 현저히 적다는 이유로 목재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목재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현재 철근 이상으로 단단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목재가 이미 개발되어 상용화되었습니다.

 

출처 : Moelven

 

또한 목재는 재료 자체가 자연 친화적이며, 흡음력이 뛰어나 소음을 줄여주고, 탄성이 있어 지진에도 강합니다. 즉, 인구가 밀집된 도시의 건물에 적합한 특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뜻이 되겠지요.

 

노르웨이의 이 빌딩의 경우 일반 목재를 겹겹이 쌓아 강도를 높인 집성목과 집성교차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성교차목을 사용하면 나무가 휘어지거나 뒤틀림이 없고 강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 집성교차목 : 나뭇결을 서로 직각으로 교차시켜 쌓은 합판

 

출처 : Moelven

 

그러나 이 건물이 '나무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 건물의 상층부 7개층은 목재 대신 콘크리트 슬라브를 사용했습니다. 목재를 사용하면 건물이 바람에 흔들리는 속도가 늘어나 사람들이 멀미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구조물의 핵심 골격을 목재로 쓰면 나머지 부분은 다른 자재를 쓰더라도 목조빌딩으로 인정해준다고 하네요.

 

출처 : Moelven

 

이 목조빌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한 건축가의 목재건물에 대한 열정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 빌딩을 설계한 루네 아브라함센(Rune Abrahamsen)은 건축대학원생이었던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 스타디움을 찾았습니다. 그때 천장을 뒤덮은 바이킹 스타일의 거대한 목조 빔을 보고 목재에 '꽂히게' 되었습니다. 그는 다음해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목재'로 정한 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당시 대학원생 25명 중에서 목재를 논문 주제로 삼은 사람은 단 두 명이었습니다. 당시 철근과 콘크리트를 이용한 초고층 건물이 세계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나온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파격적이며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논문 주제였습니다.

 

 

목재 구조의 집 / 출처 : Builders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날 그의 선택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를 한발짝 앞서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구온난화 시대에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줄일 수 있는 목조건물이 매우 각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목조 건물을 '지을 때도' 친환경적이지만, 목조 건물을 '해체할 때도' 친환경적입니다. 목재는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목조건물의 주요 자재는 100년이 지난 뒤에도 다시 사용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작게 잘라서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출처 : Moelven

 

목조빌딩이 환경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지만 나무를 베어내야 건물을 만들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베어낸다면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그들의 시도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 그룹에서는 건축에 쓰는 나무의 2배를 조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이런 목재 빌딩을 짓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입니다. 현재 한국의 경우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목조 건축물의 높이를 지붕 기준 18m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5층이 넘는 목조건물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출처 : Moelven

 

이 건물을 온전히 경험해보고 싶나요? 그렇다면 이 건물에 위치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친환경 건물 답게 내장재와 주요 가구들도 나무로 되어있습니다. 나무가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Moel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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