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기장 혼자의 힘으로 나는 것이 아닙니다. 뒤에서 묵묵히 수고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둘째 치고, 비행기를 발권하는 사람, 비행기를 청소하는 사람, 기내식 등을 탑재하는 사람, 그리고 비행기를 정비하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한 대를 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죠.
그중에서도 비행기 정비사는 최전방에서 비행기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미국의 한 비행기 정비사가 일부러 비행의 한 센서에 스티로폼 조각을 풀로 붙여 지연을 유발했다고 하는데요. 왜 그랬던 것이었을까요?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공항에서 일하는 한 아메리칸 에어라인 소속의 정비사가 바하마 나소로 가는 비행기를 고의적으로 파손, 파괴, 무력화 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압둘 알라니(Abdul Alani, 60)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정비사는 ADM(Air Data Module) 시스템에 스티로폼 조각을 풀로 붙였고, 이는 감시 카메라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ADM 시스템은 대기의 기압을 이용해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를 측정하는 장치입니다.
이 비행기가 이륙하려고 하기 전 기장은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했고 즉시 운행을 중단했으며 승객들은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야만 했죠.
이 정비사는 자신은 누구를 다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단지 이 비행기가 결항되거나 지연되기만을 바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항공사와 계약할 때 얼마 간의 분쟁이 있었으며, 자신의 월급이 줄어들게 되었고, 초과근무 수당을 조금 더 받고 싶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사실 항공사 측에서는 이전부터 정비사들이 고의적으로 항공기를 지연시키는 문제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요. 한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메리칸 에어라인 측에서는 미국 운수노조와 국제기계설비노동자연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소송에 따르면 정비사들이 불법적으로 지연을 조장해왔다고 하네요.
이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항공사들도 노조가 업무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지난 2월 비슷한 분쟁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압둘 알라니는 현재 기소되어 구금되었으며 곧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알라니가 이런 혐의로 어떤 판결을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지 않고 승객들의 여행을 희생시키며 불법을 일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데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