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난파선 한 척이 빌딩 옆에 세워진 이유는?

빨간색 난파선이 초고층 빌딩 옆에 세워져 있습니다. 대체 이 난파선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 이미지는 현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체코 프라하의 외곽에 곧 지어질 빌딩의 디자인을 나타내는 이미지입니다.

이 빌딩은 2021년에 공사를 시작해 2024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리제마(Trigema)의 의뢰를 받아 건축사무소 블랙앤아치(Black n' Arch), 그리고 조각가 데이비드 체르니(David Cerny)가 설계한 것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특이한 이 빌딩 디자인에는 숨어있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기후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이 난파선은 미래에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폭풍으로 인해 바닷물이 도시를 침식하고 이에 배가 빌딩에 부딪히는 '종말론적 상상'의 산물인 것이죠.

이 이미지가 공개된 후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먼저 유서 깊은 체코 프라하의 도시 전경을 해친다는 의견입니다. 이에 대해 트리제마 측에서는 이 빌딩이 도시 보전 지역 보호구역 밖에 세워지며, 도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역사적인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어지럽히지 않을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또 다른 비판도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명분 아래 필요 없는 강철을 사용해 지구상에 이산화탄소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죠. 즉, 명분과 실행 사이의 모순을 비판한 것입니다.

이 빌딩이 쓰나미나 여러 가지 자연재해를 떠올려 불편하다는 의견, 이런 디자인으로 건축주의 승인을 받아낸 것이 용하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있었습니다.

이 난파선 빌딩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난파선 부분은 붉은색 강철로 만들어지며, 이 강철은 덩굴 식물로 뒤덮일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외부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난파선의 가장 높은 부분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요. 이곳에는 전망대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난파선 옆의 빌딩에도 옥상 정원이 설치되어 방문객들이 도시의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250채의 주거 공간, 사무실, 문화 센터, 상점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지금 이 빌딩은 시의 승인을 받는 단계인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건물이 계획대로 체코의 외곽에 들어올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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