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무조건 오른다고?' 유명 예술가가 진짜 벽돌로 만든 115만 원짜리 가방

뱅크시(Banksy) 아시나요? 작년 소더비 경매장에 그의 그림 '소녀와 풍선' 올라왔었고, 무려 15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림이 낙찰되자마자 액자 속에 미리 설치되어 있었던 파쇄기가 저절로 작동하며 그림은 잘게 찢어지고 맙니다. 뱅크시는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15 원짜리 그림으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얻은 아티스트입니다.

뱅크시는 얼마 전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습니다. 뱅크시가 이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까요? 뱅크시가 상점을 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연하장 회사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이 회사는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 뱅크시가 자신의 상품권을 지키려고 법적 노력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가짜 뱅크시 제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하려고 시도하는 것이죠. 뉴스 채널인 ITV에 따르면 뱅크시는 변호사 마크 스테픈(Mark Stephens)에게 아티스트 본인이 상점을 열면 상표를 보호할 수 있다는 법률적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뱅크시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과연 무엇을 팔까요? 그림만 판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1. 방검 조끼 (가격: 850파운드, 수량: 1)

먼저 먼저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잭이 그려진 조끼인데요. 평범한 조끼인 것처럼 보이는 이 물건은 사실 뱅크시가 제작하고 영국의 래퍼 스톰지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입었던 것인데요. 이 조끼는 방검 조끼로 칼로 누가 자신을 찌르려고 해도 그 공격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이 방검 조끼를 스톰지가 입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데요. 먼저 스톰지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49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영국인 솔로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종종 자신의 음악에서 영국 공권력의 흑인에 대한 차별, 그리고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칼 범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죠. 즉 흑인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의 조끼인 것이었습니다.


2. 모빌 (가격: 미정, 수량: 미정)

다음은 신생아를 위한 모빌입니다. 이 모빌은 CCTV 모양으로 생겼는데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개인이 당하는 감시와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를 말하는 작품이 아닐까요? 뱅크시는 홈페이지에 이 모빌은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직접 설치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3. 클러치 백 (가격: 750파운드, 수량: 1)

이 클러치 백은 진짜 벽돌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가방은 '누군가의 얼굴을 때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안성 맞춤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이 가방이 매우 '실용적'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4. 티셔츠 (가격: 30파운드, 수량: 무제한)

뱅크시가 직접 칼로 잘랐다는 프린지 티셔츠입니다. 이 티셔츨 보면 한 가지 사건이 떠오를 것 같은데요. 바로 작년 소더비 경매장의 풍경입니다. 그 사건을 티셔츠로 만들었네요. 이 티셔츠는 공정 무역의 티셔츠에 스크린 프린트 되었으며, 세탁기에 돌려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사이즈는 XS밖에 없습니다.


5. 현관 매트 (가격: 500파운드, 수량 : 무제한, 현재 일시 품절)

이 현관 매트에 적혀있는 WELCOME이라는 단어는 손으로 직접 수놓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실 대신 지중해 해변에 버려진 구명조끼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죠. 제품 상세 설명에는 많은 구명조끼가 가짜라고 하네요. 실제로 지난 2016년 값싼 가짜 구명조끼를 만들어 난민들에게 팔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바다에서 숨지는 난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현관 매트는 'Love Welcomes'라는 단체와 손잡고 만드는 것인데요. 'Love Welcomes'는 난민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즉 난민 여성들이 직접 현관 매트에 수놓고 이를 판매하는 것이죠. 난민 문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뱅크시가 이번에도 난민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죠.


6. 머그잔 (가격: 10파운드, 수량: 무제한)

뱅크시의 스케치가 그려져 있는 머그잔이자, 이 웹사이트에서 가장 저렴한 물건입니다. 여러 가지 디자인으로 그려져 있으며 랜덤으로 발송된다고 하네요.


7. 조기 교육 숫자 세기 세트 (가격: 750파운드, 수량: 5)

조기 교육 숫자 세기 세트도 판매합니다. 그러나 이 품목의 콘셉트는 다소 충격적인데요. 이민자들의 아기를 트럭에 실으며 숫자를 세는 것이죠.


8. 뱅크시 티셔츠 (가격: 30파운드, 수량: 무제한)

자선 행사에서 구입한 티셔츠에 잉크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해 BANKSY라는 글씨를 쓴 후 다시 팔고 있네요.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지기에 모든 품목이 다 다르게 제작됩니다. 다른 물품과 함께 세탁하면 이염의 우려가 있습니다.


9. 풍선과 소녀 티셔츠 (가격: 35파운드, 수량: 무제한)

15년 동안 가품으로 제작되던 뱅크시 티셔츠가 드디어 정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뱅크시의 아주 유명한 그림 <풍선과 소녀>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요. 풍선은 실제 보석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공정무역 티셔츠에 스크린 프린트로 제작되었습니다.


10. 뱅크시 X 바스키아 (가격: 500파운드, 수량: 300개)

그래피티의 선구자 장 미셸 바스키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쇄물입니다. 최근 바스키아의 이미지가 무자비하게 상품화되고 있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자신도 바스키아의 이미지를 상품화했다는 다소 모호한 상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보통 이런 제품이 발매될 때는 선착순으로 돈을 지불하고 살 수 있는데요. 뱅크시의 물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1인당 1개의 상품만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매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질문에 50자 이내로 답변해야 합니다. 

Why does art matter? 예술이 중요한가요?

why라는 글자 위에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즉 이 질문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죠. 


그리고는 이 답변들을 토대로 물건을 구매할 사람들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연락이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우 새로운 시도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 작품을 살 수 있게 된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 같네요.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뱅크시. 오늘날 사람들이 뱅크시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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