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갈등 고조' 이란의 세계문화유산에 백기를 꽂은 이유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미국은 가셈 솔레마이니 전 이란 혁명 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 공습으로 살해했으며, 이란은 보복 조치로 지난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의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이란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트윗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 내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 

52곳 가운데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그리고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도 포함된다.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여기서 52라는 숫자는 1979년 11월 4일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반미 성향 대학생들이 급습해 444일 동안 억류한 미국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의 숫자입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땅에 남아 있는 많은 유적과 문화유산들을 공격하겠다고 발언한 것입니다. 이란에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만 24곳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트위터의 내용을 본 이란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모함마드 하싼은 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이란인들 뿐만이 아니라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와 논란이 되었죠. 어떤 프로젝트일까요? 바로 이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꼭대기에 포토샵으로 흰 깃발을 꽂아놓은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평화>입니다.

그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이 깃발은 이란의 유산들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과, 풍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 유산을 잃는 것은 이란뿐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도 비극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란인들은 이 '백기'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그의 프로젝트에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백기는 사실 휴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교섭을 요청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종종 협상을 요청하는 것은 수세에 몰린 쪽이기에 항복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즉, 이란의 문화유산에 항복을 상징하는 깃발을 꽂아 넣은 것이 매우 굴욕적이라는 것이죠. 

또 다른 네티즌들은 '백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발포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적용된 것일 뿐,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화제와 논란이 있지만 그는 프로젝트 <평화>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 같습니다. 

한편,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란과 미국은 모두 문화유산의 의도적 파괴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가입되어 있다'라고 말하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우리 국민을 죽이는 것이 허용돼 있는데 우리는 그들의 문화유적지를 건드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유적지 타격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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