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훼손되면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훼손'의 범위가 어디부터 적용되는 것일까요? 얼마 전 한 여성이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비행기 탑승도 거부 당하고 200만 원가량의 돈도 손해 보았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일이었을까요?
스페인에 거주하는 영국인 티나 시블리(Tina Sibley)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난 2월 한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푸켓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는 카타르 항공의 비행기 표를 예약해 두었고, 탑승 당일 마드리드 공항으로 가서 발권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습니다.
그는 곧 마드리드에 있는 영국 대사관을 찾았습니다. 여권을 재발급 받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대사관 측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기념 스탬프를 여권에 찍은 것은 여권 훼손의 범위에 들지 않기에 재발급을 못 해주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카타르 항공 측에 이런 사실을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시블리는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카타르 항공 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었죠. 그는 다시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문의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 측에서 태국의 출입국 사무소 직원에게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카타르 항공 측의 입장과 동일했습니다.
방법이 없어진 시블리는 다시 대사관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그녀를 도와줄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긴급 여권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여권을 받을 수 있었죠. 그리고 카타르 항공 측에 연락해 비행 스케줄을 변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600 유로를 지불해야만 했다고 하네요.
한편 페이 윌슨이라는 이름의 영국인은 여권의 2-3쪽이 없어져 태국 공항에서 잡혔으며, 2016년 우리 국민은 유럽의 한 국제공항에서 우유를 여권에 쏟아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해당 부분을 찢어버리고 위조한 프랑스 입출국 도장을 여권의 다른 면에 찍어 7일의 구류와 4천 유로, 우리 돈으로 약 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적이 있기도 합니다.
2014년 미스 호주이자 미스 유니버스 호주 대표로 참석한 한 여성은 여권 귀퉁이에 물에 젖은 흔적이 있어 비행기를 못 탔다고 하네요. 영국의 한 커플은 신혼여행으로 발리에 갔는데 개가 여권의 가장자리를 살짝 씹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습니다.
여권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여권을 재발급 받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상상하지 못했던 이유로도 출입국이 거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공항에서 문제없이 통과된 여권이라고 해서 다른 공항에서 통과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여권은 애완동물이나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유효기간을 잘 확인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손상된 곳이 없는지 확인해 해외여행 시 곤란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