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 알고 나면 소름 돋아' 눈길 뚫고 가는 코로나 원정대 사진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발생지였던 중국은 바이러스의 기세가 한 풀 꺾인 모습입니다. 확진자는 매일 한자리 수, 혹은 20명 이하로 발생되고 있고 이마저도 해외 역유입의 영향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중국은 아비규환 상태였습니다. 확진자는 매일 1500명 이상씩 늘어났고, 사망자 또한 세 자리 숫자였죠. 이 시기에 중국에서는 사진이 몇 장 찍혔고, 이 사진들이 얼마 전 공개되었습니다. 

사진 속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경찰복, 방호복, 군복 등을 입고 방한모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말을 타고 눈길을 뚫고 어딘가로 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렇게 폭설이 내리는데 어딘가로 가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요?

이들이 가는 곳은 바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아러타이 지구의 푸윈현입니다. 보통 신장 위구르 자치구라고 하면 수도 우루무치를 많이 떠올리는데요. 이곳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반면 아러타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루무치에서 아러타이로 가는 데는 비행기로 한 시간, 버스로 9시간, 야간 버스로 12시간, 그리고 기차로는 14시간이 걸리죠.

이들이 가는 푸윈현은 아러타이 지구 내에서도 가기 힘든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험한 여정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었습니다. 이곳은 의료 시설이 부족하기에 상대적으로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데요. 공무원들이 이곳을 직접 방문해 발열 체크, 건강 상태 확인 등을 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수칙 등을 직접 교육한 것이었죠.

오지에 있는 자국민들의 건강까지 신경 쓰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매우 감동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사진을 순수하게 보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사진이 보여주기 식이며,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데요. 왜 그런 의혹이 나온 것일까요?

중국 당국에서 방문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역사적으로 동아시아 지역과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은 수백 년에 걸쳐 신장 자치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점령과 전쟁을 반복했죠. 이에 1997년에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고, 이에 반중 정서가 매우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입니다. 중국 측에서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같은 테러 취약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는 탓에 극단주의 테러 집단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곳을 탄압했죠.

그리고 2017년부터 미국 등 서방국가와 언론에서는 위구르족 1100만여 명 중 약 100명이 재판 없이 강제 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중국 측에서는 이곳이 직업, 언어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교육 시설이라며, 훈련생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반박해왔죠.

그러나 결국 지난해 11월에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서 중국 공산당의 2급 기밀문서 6건을 공개했는데요. 이 기밀문서에는 이 '교육 시설' 내에는 어떤 사각지대도 없도록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건물 내에 많은 잠금 시설이 있으며, 최우선 목표는 수용소 탈출 방지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론 중국 측에서는 가짜 뉴스라는 반응이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한 것이었는데요. 이들의 행동에 실제로 진정성이 있었다 해도 이를 믿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 같습니다.

한편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 등 친위구르족 단체를 중심으로 강제 수용소에 수감된 소수 민족들에게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재까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6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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