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비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제는 발원지인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 코로나19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지목했으며, 미국 정부에서도 한 달 동안 유럽발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죠.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내에서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이에 각국 정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코로나19를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죠. 특히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챔피언스리그의 일부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장 밖에서 축구팬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함성을 지르며 집단 응원을 펼쳤습니다. 또한 3,500여 명의 참여자들이 스머프 분장을 하고 '스머프 축제'에 참가하는 등 축제를 이어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카페가 테이크아웃만 실시하자 시민들은 카페 밖에 삼삼오오 모여 함께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일상도 보였죠.
결국 3월 18일 기준 7,730명의 확진자, 그리고 175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에서는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죠.
"전문가들이 상황의 위중함을 경고하는데도
마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공원, 시장, 식당, 바에 모여 외출 자제 권고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증상이 없어도 바이러스는 전파됩니다.
이는 친구와 부모 등 소중한 이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죠.
의료진 또한 생명을 구하려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연대의식과 책임감을 보여주십시오."
많은 조치 중 하나는 바로 17일 정오부터 15일간 전 국민의 외출을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외출이 가능한 예외 조항은 있었는데요. 바로 이때 '집 밖 외출 사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서류는 프랑스 내무부의 웹사이트에서 내려받거나, 서식대로 그냥 빈 종이에 작성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내용을 작성해야 할까요? 먼저 인적 사항을 기입해야 합니다. 이름, 생일 등입니다. 그리고 외출해야 하는 사유를 작성해야 하죠. 어떤 사유든 기입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택 근무가 불가능해 통근이 필수적인 경우, 생필품 구입을 위해 지정된 상점에 가는 경우, 건강 문제로 나가야 할 경우, 긴급한 가족사 발생이나 노약자를 돌보는 경우 등만 허가되는 것이죠. 또한 야외에서 '혼자' 운동할 경우, 혹은 반려견을 산책하는 경우 등도 허가 사유에 해당합니다.
사유서를 작성한 후 이 종이를 항상 휴대하고 다녀야 하는데요. 프랑스 정부 측에서는 10만 명의 경찰을 동원해 검문검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사유서가 없을 경우 최소 38유로에서 135유로, 우리 돈으로 51,000원에서 184,000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사유서는 법적 증언과 같은 효과를 지니기에 거짓으로 작성하면 범죄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프랑스의 이런 조치는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의 조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서식을 작성한 후에 외출할 수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에 봉쇄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