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를 넣어야만 작동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전기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인데요. 이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기에 '환경 친화적 자동차'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는 정책적으로 화석 연료를 자동차 시장에서 몰아내고 전기차 시장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죠.
BMW에서도 전기차를 내놓았습니다. 바로 iX입니다. i라는 알파벳은 전기차 모델에 붙이는 것이고, X는 SUV 모델에 붙이는 알파벳인데요. 즉 전기차 SUV라는 뜻을 가진 차량입니다. 이 차량은 BMW에서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중형 SUV X5와 크기가 비슷한 정도입니다.
BMW에서는 iX를 만들 때 실내 인테리어를 먼저 구상했습니다. 이들은 '인간 중심적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언뜻 들으면 인간 중심적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전기 자동차와 자율 주행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멀지 않은 미래에 어느 정도의 자율 주행이 실행되면 차 안에서는 더 이상 집중해서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운전하는 공간'이 아닌 '휴식하는 공간'으로서 차량 실내를 디자인하고자 한 것이었죠.
이에 BMW에서는 안락함에 초점을 맞춰 실내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차량 운행에 필요한 조작 버튼을 과감히 생략했죠. BMW의 디자이너는 옛날 같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버튼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다시 생각해보았다고 합니다. '이 요소가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없애버렸죠.
또한 차량 실내 디자인이 아닌 '거실 인테리어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생활 공간을 디자인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시트가 아닌 암체어, 소파, 테이블 등을 떠올리며 마치 '두 번째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아늑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테리어의 테마가 '인간 중심적'이었다면, 차량 외관의 테마는 '모노리스'였습니다. '모노리스'는 SF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돌기둥 모양의 신비한 물체를 뜻하는데요. 원래 이 단어는 '하나의 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여러 개의 조합이 아닌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을 때 모노리스라는 말을 붙일 수 있습니다.
즉 BMW의 외관 또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었습니다. 디테일은 최대한 디자인 안에 숨겨둔 것이었죠. BMW의 디자이너는 '선을 하나만 그리면 눈에 잘 띄고 뚜렷하지만, 선을 많이 그리면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른다'고 말하며 단순함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는데요. BMW iX 또한 '하나의 선'처럼 단순하지만 강렬한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미래적인 디자인이지만 BMW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BMW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 디자인으로도 유명한데요. 이번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키드니 그릴을 공개했습니다. 이 그릴은 앞서 선보인 BMW M3, 그리고 M4에도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이 그릴은 미세하게 긁힌 자국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BMW 전작 모델과 너무 달라서일까요? 많은 네티즌들은 이 키드니 그릴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상하로 긴 이 그릴이 마치 뉴트리아의 앞니 같다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는데요. 이에 이 모든 미래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뉴트리아 에디션'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붙이는 사람들도 있네요. 또 어떤 네티즌들은 이 그릴이 나중에는 눈에 익을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보내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BMW iX는 BMW 측에서도 '기술의 등대'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앞으로 만들 전기자동차들의 인테리어 방향을 제시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BMW 그룹을 걸고 용기있게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은 BMW. 앞으로는 또 어떤 미래 디자인을 제시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