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광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직업. 프랑스에서 유래된 단어로 중세시대 성을 지키며 초를 들고 성을 안내하는 사람인 'le comte des cierges(촛불 관리인)'에서 유래된 말. 바로 '컨시어지'인데요. 보통 호텔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레스토랑, 항공권, 렌터카, 리무진, 문화공연 행사 등을 예약해주며 선물 구매를 대행해주거나 데이트 코스를 짜주는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Pursuitist
최근 중동의 슈퍼 리치들이 찾는 두바이 래플스 호텔(Raffles Dubai)의 컨시어지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지금까지 고객들을 위해 했던 가장 어려웠던 일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저녁까지 '롤스로이스 고스트'의 신형 모델을 아내의 선물로 준비해 놓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약 24시간이 있었기에 곧장 롤스로이스 매장으로 갔습니다. 8시에 롤스로이스 차량을 구하긴 했으나 그 차는 약 650k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그는 사방팔방으로 수소문하여 그 차를 옮길 수 있는 비행기를 구했고 약 1억여 원의 돈을 들여 그 차를 시간 안에 운송했습니다.
Hilton
고객의 황당한 요구는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두바이 페어몬트 호텔(Fairmont Dubai)의 한 수석 컨시어지는 한 손님을 위해 레바논에 있는 특정 헤어스타일리스트를 찾아내 그 스타일리스트를 두바이로 오도록 설득한 후 그를 데려오기 위해 배를 빌려야만 했습니다. 그 손님은 크루즈 여행 후 저녁 식사가 예약되어 있었는데 미용실에 갈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런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컨시어지는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손님이 법적, 도의적으로 문제가 되는 요구를 할 때도 최대한 완곡하게 전달해서 조율하고 있기에 이런 요구까지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컨시어지는 옷깃에 한 쌍의 황금열쇠와 같은 모양의 배지를 달고 있습니다. 바로 레끌레도어(Les Clefs d'Or)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만 수여되는 배지입니다. 레끌레도어란 호텔 경력 최소 5년, 컨시어지 근무 경력 최소 3년 이상이 일정한 기준 이상이 되어 심사를 통과하면 받을 수 있는 자격입니다. 국내에서는 레끌레도어 자격을 갖춘 사람이 23명에 불과할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4,000여 명이 이 자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레끌레도어의 자격을 갖춘 컨시어지의 연봉은 최소 3만 달러에서 8만 달러까지 다양한데, 동종 업계의 다른 곳보다 연봉과 혜택을 더 많이 주는 중동지역의 특성상 이곳의 컨시어지는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짭짤한 수입은 슈퍼리치를 만족시켰을 때 받는 팁이라고 합니다. 고가의 현금부터 명품 시계, 명품 가방, 고급 차 등을 팁으로 선물하는 중동 부호들이 많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