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세운 이스라엘 새 공항, 불가능을 극복한 비결은?

출처 : Hufton + Crow

 

이스라엘은 1948년에 건국된 비교적 역사가 짧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방문해 본 사람들이라면 이 나라의 '젊음'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했을 것입니다. 반세기 동안 나라는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으나 공항은 다소 구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새 공항은 이런 세간의 평가를 확실히 바꿔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일라트의 사막 / 출처 : Tour Israel

 

2019년 1월 21일 이스라엘의 최남단 도시인 에일라트에 새로운 국제공항이 개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에일라트는 예루살렘이나 텔아비브보다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경과 지리적으로 더 가까우며, 이 국제공항의 이름은 '일란 앤 아사프 라몬 국제공항'입니다. 이 이름은 2003년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폭발 사고로 사망한 이스라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국민 영웅 일란 라몬과 그의 아들이자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였던 아사프 라몬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일란 라몬(우)과 아들 아사프 라몬(좌) / 출처 : ISEF Foundation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일란 라몬은 중동전에서 큰 공을 세우고 이스라엘인 최초로 우주비행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컬럼비아호에 탑승할 때 작은 유대인 경전인 '토라'를 지니고 탑승하여 자국민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일란 라몬이 사망한 후 그의 아들 아사프라몬 또한 공군 조종사 과정에 들어가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죠. 그러나 그가 그 과정을 이수한 지 3개월 만에 F-16 전투기를 몰고 비행훈련을 하던 도중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의 언덕에 충돌하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부자는 이로써 국민 영웅으로 추대받고 공항의 이름에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출처 : Hufton + Crow

 

이 공항을 짓는 데는 약 4억 8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이 공항이 사막에 지어졌다는 것입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에서 채광이 잘 되면서도 열을 흡수하지 않는 공항을 짓는 것, 그것이 건축가들의 최대 목표였습니다. 뜨거운 기후 때문에 공사는 해가 진 후에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해 거대한 조명을 설치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지열로 인해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아 콘크리트의 일부를 거대한 아이스박스에 넣어두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이 공항은 어떻게 완성되었을까요?

 

출처 : Hufton + Crow

 

사막의 광활한 대지 위에 만들어진 이 공항은 순백색의 외관으로 둘러싸인 풍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건물의 외관을 구성하고 있는 이 흰색 패널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의 내리쬐는 빛을 더욱 멀리 반사시켜 건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이러한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 건물의 현대적인 외관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관제 센터 / 출처 : Hufton + Crow

 

또한 이 공항이 대부분의 공항과 다른 점은 많은 기술 인프라가 지하에 묻혀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대중교통과 개인 차량은 지하로 이동하게 되었으며 주차장 또한 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하물 처리 설비, 보안 검색, 그리고 다른 기술적인 시설들이 지하에 묻혀있습니다. 이것은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더욱 시원한 근무환경을 제공해줍니다. 동시에 공항 이용객들에게는 탁 트인 사막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출처 : Hufton + Crow

 

공항의 내부는 매우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벽, 기둥 등의 요소를 최소화해 때로는 승객들이 갈 길을 헷갈릴 만큼 넓은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 공항은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인 요르단의 국경에서 불과 800m 떨어져 있어 요르단의 반발을 사고 있으나 연간 425만 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겨울 국제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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