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장 깬 ‘파워 우먼’을 기념하는 글라스 아트 화제

유리 천장이라는 표현을 아시나요? 유리 천장은 1986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현대 직장 여성들이 승진의 사다리를 오를 때마다 일정 단계에 이르면 부딪히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유한 말입니다. 형식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윗자리로 올라갈수록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여성의 지위 상승이 어려운 현실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투명한 유리로 된 천장이라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는 있는 줄도 모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이 유리 천장을 깨트린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의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입니다. 카말라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자 흑인,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부통령의 자리에 올랐는데요. 이를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한 아티스트가 나섰습니다. 바로 스위스 출신의 조각가이자 설치예술가 시몬 베르거(Simon Berger)입니다.

시몬 베르거는 링컨 기념관 앞 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치했는데요. 바로 카말라 해리스의 얼굴을 나타낸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소재는 다소 독특했습니다. 바로 유리를 깨트려 만든 것이었죠. 이는 카말라 해리스가 유리 천장을 깼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국립여성역사박물관이 시몬 베르거에게 의뢰해 설치한 것인데요. 박물관장 홀리 하치너는 성명을 통해 카말라 해리스가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된 것은 미국 역사상 획기적인 순간이라면서 오늘의 발전은 카말라 해리스와 같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공직에 출마한 여성들, 그리고 유리천장에 금을 가게 만들어 다른 여성들이 유리 천장을 산산조각 낼 수 있게 만든 여성들에 이룩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몬 베르거와 국립여성역사박물관에서는 이 작품의 공개와 동시에 유튜브를 통해 영상도 공개했는데요. 이 영상 속에서는 정치계에서 유리 장벽을 깨기 위해 노력한 많은 여성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인 셜리 치솜,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 캐롤 모즐리 브라운,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그리고 이를 이어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의 첫 여성 연방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 그리고 미국 연방대법관이자 미국 진보 진영의 상징이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유리 천장을 깬 인물들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한편 베르거는 2016년부터 유리를 부수는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는 유리에 작품의 밑그림을 그린 뒤 유리를 깰 부분과 남겨둘 부분을 구분하고, 망치와 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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