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주부의 가사 노동, 연봉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요? 물론 일을 하는 사람의 능력과 일하는 시간, 가족의 숫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한편 2018년에는 가사노동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국가 공식 통계가 처음으로 나왔는데요. 2014년을 기준으로 시간당 10,569원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는 당시 최저임금인 5,210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도 전업 주부의 가사 노동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논란이 생겼던 한 법원의 판례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5년 간 육아와 집안일을 한 전업주부의 노동 가치는 약 5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870만 원이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상황에서 이런 판결이 나왔으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떤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2015년 혼인 신고를 한 남편 천모씨와 아내 왕모씨. 이들은 혼인신고를 한 뒤 3년 후인 2018년 갈등으로 인해 별거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천모씨가 집안일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무관심했으며 외도를 한 것이 이유였죠. 이후 천씨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왕씨는 '아직 부부간의 감정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이혼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천씨는 이혼 의사를 수 차례 피력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나 번번이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 왕씨는 마음을 바꿨습니다. 바로 남편에게 가사 노동에 대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죠. 그리고 얼마 전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요. 공동 재산을 부부가 균등 분할하는 동시에 남편은 아내에게 가사 보상금 5만 위안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죠. 이로 인해 천씨는 아내에게 총 16만 위안, 약 2,740만 원 상당의 재산 분할금과 5만 위안의 가사 보상금, 그리고 매달 2천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5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6억 회 이상 조회되며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는데요. '가사 노동의 대가를 인정해준 것을 보니 중국도 남녀평등에 한발 더 다가섰다'면서 판결문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있는가 하면 '5년간 가사 노동의 대가로 5만 위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재산을 분할하는데 왜 또 가사 노동 보상금을 주는 것'이냐며 가사 보상금 판결 자체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결혼 후 부부의 공동 재산 분할은 보통 유형 재산 분할을 수반하지만 가사 노동은 무형 재산'이라며 가사 보상금 지급 판결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죠.
한편 이는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을 금전적으로 환산해 이혼 시 보상금 지급을 인정한 역사상 첫 사례로 기록되었는데요. 여성들의 가사 노동을 금전적으로 인정하는 첫 사례이지만 가사 노동에 대한 보상금이 지나치게 낮게 측정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