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귀걸이' 착용했다 비난 받고 있는 메건 마클, 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연예인보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사람들. 바로 영국의 왕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화제가 되곤 하는데요. 지난해 1월 폭탄급 선언으로 영국 왕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왕실 가족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입니다.

이들은 현재 금수저를 내려놓고 영국을 떠나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이들은 약 100억 원을 받고 독점 인터뷰를 자처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리 왕자 메건 마클 부부가 영국을 떠날 때 이들의 미국행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는 추측이 나왔는데요. 윌리엄 왕자 부부와의 불화설, 언론으로 인한 메건 마클의 고통, 답답한 왕실 생활 등이 이유로 거론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에서는 결혼부터 왕실을 나오기까지 과정에 대해 폭탄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메건 마클을 향한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의혹은 인권 변호사 마이클 아이즈너가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아이즈너는 2018년 10월 잔혹하게 살해된 중견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망 3개월 전에 세운 인권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인데요. '메건 마클이 피의 귀걸이를 착용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는 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먼저 자말 카슈끄지는 누구이며, 그는 왜 살해당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력 언론인인데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오사마 빈 라덴과의 인터뷰를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입니다. 그는 개혁 성향의 일간지인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비판하고 사회 개혁을 요구해왔죠. 그는 특히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민중의 혁명을 지지하며 사우디 왕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후 그는 신변의 안전을 우려해 2017년 9월부터 미국에 머무르며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고, 사우디 정치체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그는 2018년 10월 결혼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는데요. 그는 이곳에서 실종되었으며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죠. 이후 그는 사우디에서 온 15명의 암살단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사우디 왕실에서 카슈끄지의 암살을 지시했다고 비판했지만 모하메드 빈 살만은 부하들이 독자적으로 벌인 범죄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모하메드 빈 살만이 암살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제시되었고, 지난 2월 미 국가정보국에서는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을 사우디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승인했다는 기밀 보고서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이클 아이즈너는 왜 메건 마클의 귀걸이를 두고 '피의 귀걸이'라고 부른 것일까요? 바로 이 귀걸이는 2018년 3월 영국을 국빈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이 같은 해 5월 해리 왕자와 결혼을 예정하고 있는 메건 마클에게 결혼 선물로 준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귀걸이는 스위스의 하이 주얼리 브랜드인 쇼파드의 제품이며, 이후 영국 왕실 선물 등기부에 기록되었고, 메건 마클은 같은 해 7월 선물 받은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이후 2018년 10월 이 부부는 피지, 통가, 호주, 뉴질랜드로 로열 투어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2018년 10월 23일 피지를 방문했을 때 이 귀걸이를 처음으로 착용했는데요. 문제는 이 귀걸이를 착용하기 3주 전 카슈끄지가 살해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10월 18일에는 타임스 신문에서 카슈끄지의 살해와 모하메드 빈 살만의 관계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건 마클은 모하메드 빈 살만이 선물한 귀걸이를 착용하고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이었죠.

마이클 아이즈너의 공식 주장 이후 메건 마클의 변호사들은 '당시 메건 마클이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모하메드 빈 살만의 상관관계를 몰랐다'라고 밝혔는데요. 왕실의 내부 관계자들은 '당시 메건 마클이 보좌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귀걸이를 착용했다'라고 폭로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건 마클이 귀걸이를 착용한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었습니다. 한 달 뒤인 2018년 11월 14일 시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의 70번째 생일 파티에서 이 귀걸이를 한 번 더 착용했습니다. 타임스의 취재에 따르면 이때 한 보좌관이 귀걸이 착용에 대해 해리 왕자 측에 맞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마이클 아이즈너는 메건 마클의 '잘 몰랐다'는 변명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왜냐하면 메건 마클이 결혼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인 여성 인권 운동가 루자인 알하스룰과 만나 사진을 찍고 사우디의 인권에 대해 논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메건 마클은 세계의 여러 억압에 맞서는 비정부기구인 원영월드(One Young World)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기구에서 활동하며 루자인 알하스룰을 만났고, 이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아이즈너는 이렇게나 사우디 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지난 10년간 일어난 일 중 가장 큰 일이었던 카슈끄지 사건을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메건 마클이 사우디의 인권 피해자들에게 이 귀걸이를 기증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이런 결정은 영국 왕실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기에 실제로 이 귀걸이가 기증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카슈끄지는 영국 왕실과도 관련이 있는 인물인데요.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 비가 1997년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다이애나 비와 동승했다 현장에서 함께 숨을 거둔 인물인 도디 파예드의 6촌이기 때문입니다. 도디 파예드의 어머니 사미라 카슈끄지는 자말 카슈끄지의 이모였다고 하네요.

앞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귀걸이는 대중들 앞에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메건 마클과 영국 왕실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귀걸이 사건에 대한 주장도 엇갈리고 있기에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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