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1억 원 넘는 호텔방 안에 동물 사체와 의료폐기물이 있다?

여러분이 최고급 호텔을 예약한다면 어떤 것들을 기대하시나요? 아마 내 집 같은 편안함, 고급스러운 가구와 수영장, 그리고 말만 하면 뭐든 이루어지는 만능 컨시어지 등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1박에 어마어마한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만 악몽을 꿀 것만 같은 무서운 인테리어가 특징적인 한 호텔 객실이 있는데요. 과연 이 객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 객실은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더 팜스 카지노 리조트(The Palms Casino Resort)에서 가장 비싼 객실인 엠퍼시 스위트(Empathy Suite)입니다. 이 객실은 최소 2박 이상 머물러야 예약할 수 있으며, 1박에는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1천만 원 정도이죠. 즉 2억 2천만 원은 내야 이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마 무시한 숙박비만큼 이 객실의 내부에 있는 인테리어도 비싼데요. 엠퍼시 스위트 내부에 있는 가구와 장식품은 약 1,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4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이 객실은 왜 이렇게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는 것일까요?

The Palms Casino Resort

엠퍼시 스위트는 사실 특별한 테마를 가지고 꾸며져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죠. 데미안 허스트는 영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의 하나인데요. 1991년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가 가득 찬 유리 진열장 속에 매달고, 죽은 상어에 모터를 연결해 상어가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한 작품으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엽기적인 이 작품에 미술계는 경악했고, 이후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동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죠. 

동물 사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에는 '약'을 소재로 하는 작품도 있었는데요. 약을 무조건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을 통해 약으로 인해 우리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나비를 캔버스에 붙인 작품도 선보였습니다. 아름답지만 박제된 나비들을 보며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이의 영속성에 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죠.

데미안 허스트 <Winner/Looser>

그리고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동물 사체, 알약, 나비 등 자신의 작품을 총망라하여 엠퍼시 스위트를 꾸몄습니다. 이 객실은 뉴욕의 건축회사인 벤텔앤벤텔 아키텍츠, 그리고 지역 회사인 클라이 유바 왈드 아키텍처와 협업하여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 스위트룸에는 두 개의 침실, 야외 수영장, 마사지룸, 소금 찜질방, 헬스장, 화장실, 파우더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객실에 직접 설치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객실 또한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이름은 'Winner/Looser'입니다. 또한 12개의 의자가 놓여있는 바의 위에는 마치 생선구이를 먹고 남은 듯한 생선뼈 작품이 매달려 있는데요. 이 또한 허스트의 작품으로 'Here For a Good Time Not a Long Time'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바의 테이블에는 의료 폐기물로 가득 차 있기도 하네요.

데미안 허스트 <Here For a Good Time Not a Long Time>

다이닝 테이블의 옆에는 투명한 캐비닛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 안에는 Monet라는 제목의 알약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 다른 캐비닛에는 지르코니아 보석으로 가득 차 있는데요. 이 작품의 이름은 'The Winner Takes It All'입니다. 벽, 가구, 소파 덮개 등에는 스텐실로 작업했거나 자수로 놓인 해골, 알약, 나비가 놓여있네요. 해골, 알약, 나비는 모두 데미안 허스트를 상징하는 것들입니다.

이곳은 편안하고 럭셔리한 숙박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는 데미안 허스트의 예술작품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기에 동물 사체와 의료 폐기물로 장식된 이 곳에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투숙하는 것이겠죠. 

엠퍼시 스위트는 어떻게 이 리조트에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요? 바로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프랭크 앤 로렌조 페르티타 형제가 데미안 허스트의 광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선부였던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그릇을 든 악마'를 1,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0억 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객실뿐만이 아니라 카지노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도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수조 작품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안락함' 화려함'을 넘서는 '예술성'으로 많은 예술 애호가들과 여행객들을 사로잡은 객실인 것 같은데요. 많은 예술 애호가들이 한번 들어가서 구경만 해보고 싶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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