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떠오르는 벚꽃. 여러분은 벚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풍성하게 핀 벚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얇고 찢어질 것 같이 연약한 벚꽃잎이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봄 한 때 짧은 기간 동안 아름답게 피고 바람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벚꽃잎이 아름답기도, 안쓰럽기도, 아깝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벚꽃잎을 테마로 설치 작품을 만든 한 아티스트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 출신의 설치예술가 모토이 야마모토(Motoi Yamamoto)입니다 야마모토는 세토우치 시립 미술관에 벚꽃잎 설치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 작품은 3월 9일 공개되어 5월 5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는 검붉은 바닥의 전시실 안에 벚꽃잎을 쏟아부은 것 같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후'하고 불면 꽃잎이 날아가버릴 것 같은 이 작품. 사실은 이 작품에 비밀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작품은 진짜 벚꽃잎이 아닌 소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벚꽃 모양의 틀에 소금을 넣어 벚꽃 모양으로 바닥에 소금을 뿌린 것이었죠. 그는 10만개의 소금 벚꽃잎을 만들어 이를 배치했고, 이 과정은 55시간, 9일 정도가 소요되었죠. 즉 하루에 1만 개 이상의 소금 벚꽃잎을 만들어냈다는 뜻입니다.
그는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 뿐만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표현한 꽃잎에 초점을 맞춰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요. 역설적으로 그가 만든 소금 꽃잎은 시들지 않고 오랜 기간 흰 자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한편 모토이 야마모토는 소금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소금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그는 소금을 이용해 미로를 만들거나, 태풍의 눈을 묘사하고, 지도를 그리며 소금 아티스트로서의 명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 소금은 '정화' 그리고 '기억'의 상징인데요. 자신의 여동생이 24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소금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문화에서 소금은 애도와 정화의 상징이기에 장례식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이기도 하죠. 그는 소금으로 작업할 때마다 죽은 여동생을 생각하며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떠올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벚꽃잎 작품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