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노선' 타는 에르메스가 사람들에게 욕먹는 이유는?

요즘 패션계의 화두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입니다. 이에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업사이클링을 하며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도 예외는 아닙니다. 얼마 전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에서는 새로운 소재를 이용해 가방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바로 '버섯 소재 가죽'을 이용한 빅토리아 백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에르메스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마이코웍스(MycoWorks)와 협업했습니다. 이들은 3년 동안 함께 연구해 '실바니아(Sylvania)'라는 이름의 소재를 만들어냈죠. 실바니아는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로 이는 버섯 뿌리 균사체의 실을 추출해 개발한 가죽이라고 하네요.

실바니아는 석유를 사용한 인조 제품이나 동물 소재의 제품에 비해 CO2 등 온난화 물질 배출량이 적고, 탄소 발자국이 적으며, 환경오염 또한 적은 것이 특징이기에 지속 가능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마이코웍스에는 배우 나탈리 포트만과 가수 존 레전드도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소재라고 해서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바니아는 비건이고 생분해성이지만 인장 강도, 내마모성, 착색성 등 모든 표준 가죽 테스트 기준에 대해 동물 가죽과 동등하거나 동물 가죽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개발한 실바니아는 에르메스 장인의 태닝 및 마무리 공정을 거쳐서 완성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에르메스에서 최초로 공개할 실바니아 제품은 실바니아 뿐만이 아니라 캔버스, 그리고 송아지 가죽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버섯 가죽 클래식 빅토리아 백'은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실바니아는 현재 빅토리아 백에만 적용될 예정이고 버킨백, 켈리백, 에르백 등 유명한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에르메스의 이런 행보에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이라는 것이죠. 지난 해 에르메스에서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호주에 5만 마리 이상의 악어를 사육할 대규모 농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해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빅토리아 백에만 실바니아 소재를 일부 사용하며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비판이었죠. 앞으로 에르메스의 행보를 보면 에르메스가 대표 럭셔리 브랜드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아니면 보여주기 식으로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곳은 에르메스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브랜드 퍼블릭 스쿨에서는 이스트와 박테리아로 만든 운동화를 선보였으며 신발 브랜드 올버즈에서는 식물성 오일, 코르크, 그리고 왕겨로 만든 소재를 이용해 운동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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