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는 아직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지만 인도에서는 하루에 40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활발히 국내 여행을 다니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5월 초 노동절 연휴를 맞았는데요.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연휴 첫날 철도 이용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1,830만 명이었습니다. 많은 관광 명소들은 일찌감치 연휴 5일간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되었고, 연휴 기간 베이징의 호텔 객실 예약은 2019년 동기보다 60%가 늘었으며 이는 역대 노동절 최고 수치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여행사에서는 신박한 여행 상품을 공개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SNS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여행 상품일까요? 바로 여행 '랜덤박스'입니다. 랜덤박스는 사실 상품을 무작위로 상자에 넣어서 파는 마케팅 용어인데요. 한 상자의 가격은 같지만 안에서 어떤 물건이 나올지 모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항공권에 적용시킨 것입니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씨트립, 퉁청, 플리기, 취날 등 중국의 온라인 여행사에서는 항공권 랜덤박스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항공권과 기차 티켓의 경우 출발지만 선택이 가능하고 목적자와 출발 날짜, 시간 등은 랜덤인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퉁청뤼싱'에서는 랜덤박스를 98위안, 우리 돈으로 약 1만 7천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만약 출발 날짜와 시간, 그리고 목적지가 마음에 안 든다면 30분 이내에 위약금 없이 취소할 수 있습니다. 퉁청에서도 98위안, 씨트립에서는 99위안, 플리기에서는 66위안 항공권 상품을 선보였네요. 플리기의 관계자는 공항세 50위안을 제외하면 티켓 가격은 16위안으로 밀크티 한 잔 가격과 같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랜덤박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랜덤박스의 '의외성'입니다. 랜덤박스이기에 생전 들어보지 못한 도시에 당첨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SNS에는 '장예' '어얼둬쓰' 등 인지도가 낮은 도시에 당첨된 인증샷을 포스팅한 네티즌들도 많이 있습니다. 출발일 또한 3일에서 30일 이내에 무작위로 결정되는데요. 이에 불확실성이 증폭되지만 이것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가격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의 한 언론인은 100위안 미만의 랜덤박스를 구매하고 베이징에서 융저우로 가는 항공권을 뽑게 되었는데요. 이 항공권은 원래 554위안의 가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여행사에서는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각 온라인 여행사에서는 항공권 랜덤박스와 함께 목적지의 호텔을 팔고 있으며, 랜덤 박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원 가입을 해야 하기에 회원을 모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이 회원들이 여행사로 유입될 수도 있기에 마케팅 효과는 충분히 거둘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