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500년 된 미켈란젤로 작품이 고작 2억에 팔린 진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미술관은 관람객이 줄고 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미술관이 모여있는 뉴욕에서 세 번째로 큰 브루클린 미술관에서는 재정 악화로 인해 소장하고 있던 작품 12점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았고, 국내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 보물 두 점을 경매로 내놓았죠. 유네스코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에서는 '전 세계 미술관 박물관의 13%는 다시는 문을 못 열게 될 것'이라면서 '가난한 나라의 박물관과 미술관일수록 사라질 위험이 크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피렌체이 있는 우피치 미술관 또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 가문에 수백 년 동안 모은 컬렉션을 한곳에 집중해 선보이고 있는 곳이며 르네상스 회화 컬렉션에서부터 18세기 베네치아 미술에 이르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인데요. 이렇게 저명한 미술관 조차 코로나19로 인해 재정난에 시달리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들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14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억 원에 팔았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이들이 판매했다고 밝힌 그림은 바로 도니 톤도(Doni Tondo)였습니다. 여기서 '도니'는 이 그림을 주문한 아뇰도 도니(Agnolo Doni)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톤도'는 둥근 형태의 액자에 들어가는 원형 그림을 말하는데요. 이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리고 성 요셉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유일한 패널화로 미술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이렇게 미술사적으로 상당한 의의가 있는 작품이 고작 2억 원에 팔린 것이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작품의 원본이 팔린 것이 아니라 NFT 버전이 팔린 것입니다. NFT란 무엇일까요?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을 뜻합니다. 즉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되 기존의 가상자산과는 달리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해 진위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이나 음악 등의 분야에 적용되는 기술이죠. NFT는 요즘 예술계의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인데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는 NFT가 적용된 디지털 그림을 580만 달러, 약 66억 원에 팔았으며 디지털 예술과 비플은 자신이 제작한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을 6934만 달러, 약 786억 원에 팔았습니다.

즉 미켈란젤로의 도니 톤도를 그대로 디지털 버전으로 만들어 여기에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해 NFT 버전으로 만든 것이었죠. 도니 톤도의 NFT 버전에는 우피치 미술관의 관장인 아이크 슈미크가 서명한 인증서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인증서로 인해 도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크 슈미트는 한 인터뷰를 통해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의 재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미술관 내 식당을 운영하는 것과 맞먹는 수익'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콧대 높은 미술관들도 NFT 열차에 탑승해 부족한 재정을 만회하고 있는데요. NFT는 진정 주류 예술로 들어올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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