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은 모든 창작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패션계도 공공연하게 표절이 일어나는 분야 중의 하나인데요. 보통은 명품 브랜드를 모방해서 만드는 '짝퉁 아이템'이 많이 등장하며 많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표절 사태는 반대의 경우인 것 같은데요. 바로 명품 브랜드에서 영세 브랜드 디자이너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논란의 중심에 선 디자이너는 바로 매튜 윌리엄스입니다. 매튜 윌리엄스는 스트릿 신을 평정한 디자이너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래퍼 칸예 웨스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2015년부터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인 '1017 알릭스 9SM'을 운영하고 있는 힙한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나이키, 디올, 몽클레르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며 이름값을 더욱 올렸고, 지난 2020년 6월에는 LVMH 그룹 산하에 있는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여성복과 남성복 컬렉션을 총괄하게 되었습니다.
루이비통에 버질 아블로가 합류하며 '하이엔드 스트릿'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것 처럼 매튜 윌리엄스 또한 '제2의 버질 아블로'가 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매튜 윌리엄스의 첫 컬렉션인 21년 S/S 제품이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바로 지퍼 디테일이 달린 가죽 모자였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하드웨어 스타일'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뉴욕 출신의 디자이너 K. 타이슨 페레즈였습니다. 페레즈는 지난 2013년부터 하드웨어 스타일에 모자 라인을 추가했는데요. 이번에 등장한 지방시의 모자 디자인이 자신이 디자인한 모자와 똑같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가죽 소재에 투박한 지퍼 스타일이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페레즈는 이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 문제도 강도높게 지적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럽의 주요 브랜드들이 소규모 흑인 디자이너를 식민지화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흑인 디자이너의 브랜드 디자인을 빼앗아 가고 이것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는 또 하나의 '백인 우월주의'라고 비판한 것이었죠.
또한 매튜 윌리엄스가 칸예 웨스트 등 다수의 흑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흑인들과 함께 작업한다고 해서 인종차별에 대한 면죄부를 얻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매튜 윌리엄스가 이런 표절을 하는 것은 '흑인 디자이너들이 제도적으로 억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죠. 또한 매튜 윌리엄스는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후 매튜 윌리엄스는 논란의 모자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모자 사진은 삭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