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화했습니다. 우리의 일상부터 산업 전반에 변화의 물결이 일었죠. 패션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외출이 제한되며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옷을 찾게 되었죠.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되며 명품 수요도 늘게 되었으며, 마스크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죠.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스포츠웨어의 성장인데요. 2020년 2분기에는 패션 검색 사이트 리스트(Lyst)에서 나이키가 '가장 핫한 브랜드'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가장 핫한 브랜드 순위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스포츠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죠. 리스트에 따르면 2020년 나이키는 온라인 판매 부문에서 75%의 증가세를 보였고, 4월부터는 브랜드 수익의 30%가 온라인 판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또한 라운지웨어는 105%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죠.
전 세계 스포츠웨어 시장은 2024년까지 2,31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하는데요. 이에 '애슬레져'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이 트렌드에 발맞춰나가고 있습니다. 디올은 조던 브랜드와 협업했고, 루이비통은 NBA와 협업했죠. 또한 구찌는 노스페이스와 손을 잡고 컬렉션을 출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에르메스의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디올, 루이비통, 구찌 등의 럭셔리 브랜드와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 것이죠. 실제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협업하는 대신 에르메스 제품을 어떻게 하면 더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영상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공개되었는데요. 총 네 편의 영상을 공개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상 네 편은 13분에서 21분 길이이며 에르메스피트(HermesFit)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각 영상에는 요가 동작을 하는 모델들이 출연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에르메스 제품을 이용해 요가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벨트는 스트레칭과 호흡 운동을 하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정사각형 실크 스카프 제품인 까레는 균형을 잡는 보조 기구의 역할을 할 수 있죠. 이 동영상들은 지난 2월 시작된 에르메스의 마케팅 캠페인인 '스타트 더 무브먼트(Start the Movement)'의 일종인데요.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우아하고도 민첩한 운동선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에르메스는 지난 2020년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에르메스의 실크 제품의 판매는 23% 감소했으며 액세서리 부문은 9% 감소한 것이었죠. 이에 에르메스에서는 웰빙 트렌드를 활용해 특정 상품을 부각시키며 자사 제품의 판매 촉진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에르메스의 접근법이 신선하다는 발상인데요. '요가하려고 에르메스 스카프 사는 사람은 없겠지?' '스카프 찢어질까봐 조마조마하다' '저는 그냥 수건으로 스트레칭할게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