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마지막이라는 말에 줄 늘어선 '추억의 빨간 트램' 과연 어디?

홍콩 여행,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홍콩 여행을 가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관광 명소가 있는데요. 바로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입니다. 빅토리아 피크는 홍콩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인 타이핑 산의 중턱에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오르면 홍콩 시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홍콩에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낮에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야경이 펼쳐지는 밤에도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홍콩 시내에서 빅토리아 피크에 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설치된 트램을 탑승하는데요. 해마다 7백만 명이 빅토리아 피크에 오르고, 그중 4백만 명은 피크 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피크 트램 또한 홍콩의 명물로 유명한데요. 이 트램은 45도가 넘는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아래로 굴러가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자연스럽게 자아내는 외관을 지니고 있죠. 

피크 트램은 1888년 완공되어 120여년 간 운행했습니다. 긴 시간을 거치며 피크 트램은 개보수를 거쳐왔는데요. 현재 운행 중인 피크 트램은 1988년 등장한 5세대입니다. 그리고 이 5세대 피크 트램이 6개월의 리모델링을 거쳐 6세대로 바뀌는 것이죠.

피크 트램을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이곳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야경을 볼 수 있는 시간대에 피크 트램을 타려면 기본적으로 1시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이런 혼잡함은 조금 줄어들 것 같습니다. 현재 120석인 좌석이 210석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램의 외관과 종착역이 새롭게 개선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리모델링을 위해 7억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017억 원 정도가 들 예정입니다. 피크 트램은 긴 역사 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고가 없었는데요. 또 한 번의 리모델링을 통해 안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5세대 피크 트램이 마지막으로 운행되는 날은 6월 27일 일요일이었습니다. 이 날 센트럴의 가든 로드 하행선 터미널은 피크 트램 로고가 새겨진 풍경을 촬영하는 현지인, 트램의 팬들, 그리고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붐볐는데요. 이 트램을 타기 위해 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줄은 홍콩 스쿼시 센터까지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최소 세 시간, 길게는 5시간까지 기다리며 트램을 탑승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마지막 기회이기에 기다릴 가치가 있다'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낮부터 줄 서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피크 트램이 리모델링 된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들은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습니다. 더욱 현대적이고 안전한 시설로 돌아오는 것은 좋지만, 자칫 피크 트램 고유의 분위기를 잃을까 걱정이었던 것이죠. 이에 홍콩 피크 트램의 매니저는 '정통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에 세 시간 웨이팅도 감수한 사람들. 이제는 6개월 후에 새롭게 단장한 피크 트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코로나가 끝난다면 이 추억의 빨간 트램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지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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