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단 3명만 가지고 있는 '빨간 여권'의 정체는?

우리나라의 여권 파워가 2위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의 여권으로는 189개국을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어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여권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1위는 비자 없이 190개국에 입국 가능한 일본입니다.) 우리나라 여권을 소지하는 것은 참 자랑스러운 일 중의 하나인데요. 

우리나라 여권만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여권이 있습니다. 이 여권은 전 세계에서 '500명' 정도만 가지고 있어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여권은 어느 나라에서 발급하는 것일까요?

국제법상 주권 국가로 인정받는 '국가'인 '몰타기사단'이 이 여권을 발급합니다. 몰타기사단(Knights of Malta)은 로마의 한 건물을 '영토'로 하는 국가입니다. 영토 없는 나라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엄연히 국가의 3요소인 '국민, 영토, 주권'을 갖춘 국가로 인정받습니다. 비록 영토는 한 건물이지만 헌법, 화폐를 비롯해 세계 106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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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기 팔레스타인 성지순례객들을 지키는 임무로 시작한 몰타기사단은 12세기 교황으로부터 정식 교단으로 인정받았으며 이후 로마 교황청이 임명하는 당연직 추기경을 기사단장으로 움직였습니다. 십자군 전쟁 때는 무슬림과 맞서 싸웠으며 지중해 몰타섬에 정착하면서 영토 확장에 나섰습니다.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한 이후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조직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Order of Malta Korea Facebook

그렇다면 '몰타기사단'은 전 세계에 500명 밖에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120여 개국에 1만 3천여 명의 회원과 1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몰타기사단이 있습니다. 2015년 설립된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Order of Malta Korea)'가 그것인데요. 대한상공회의소의 회장인 박용만 회장이 이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박 회장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前 몰타기사단장과 교황 / Church Militant

그러면 어떤 사람들에게 500개의 여권을 주는 것일까요? 몰타기사단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과 몰타기사단의 특별한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의 배우자와 미성년자 아이들에게 이 여권을 지급합니다. 이 여권의 유효기간은 4년밖에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몰타기사단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만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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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여권 중에서도 더욱 희귀한 여권이 있습니다. 바로 몰타기사단의 '빨간 여권'입니다. 이 빨간 여권은 총 3개 밖에 없으며 이는 몰타기사단 내에서도 최상위 계층인 단장, 부단장, 그리고 법장관에만 주어집니다.

이 500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여권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여권이 모든 나라에서 유효한 신분증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 미국, 뉴질랜드 등의 나라에서는 이 여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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