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대규모 불매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신장 면화 보이콧' 운동 때문이었죠.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에서는 인권 탄압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는 중국인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것이었습니다.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3월 말 당시 버버리의 중국 앰버서더로 활동하던 배우 저우동위와 송웨이롱은 버버리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며 단번에 버버리와 결별을 선언했고, 중국의 네티즌들은 버버리를 비난하며 격렬한 불매 의사를 밝혔습니다. 중국 인기 모바일 게임인 '아너오브킹스'에서는 캐릭터들이 착용할 수 있는 버버리 의상이 삭제되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은 텐센트가 버버리와의 프로모션 계약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격렬한 버버리 불매운동이 일어난지 3개월이 넘은 이 시점에서 과연 버버리는 어떤 상태일까요? 이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의 하나인 중국에서 발도 못 붙이게 된 것일까요? 얼마 전 버버리의 발표로 인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월 16일 버버리에서는 중국의 불매운동이 버버리의 매출에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본토에서는 6월 26일까지 3개월 동안 코로나19 발생 이전 매출의 55% 이상 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호실적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27% 증가했으며, 전체 소매 매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한 6억 6,2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하네요. SNS에서는 떠들썩했던 불매 운동이 실제로는 크게 효과가 없었던 것이었죠.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호실적을 보였씁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백신이 풀리고, 봉쇄가 해제되며 매장의 매출 또한 상승했는데요. 특히 미주지역에서는 2020년 대비 341%, 2019년 대비 34%의 완판율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6% 증가했으냐 2019년보다는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아직까지 폐쇄된 매장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 마르코 고베티는 '새 회계연도의 출발이 좋았다'면서 '컬랙션과 캠페인이 새롭고 젊은 명품 고객을 브랜드로 끌어모으며 판매가 가속화 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실제로 버버리는 젊은 고객들을 사로집기 위해 올해 초 활발한 캠페인을 전게 했습니다. 이들은 슈퍼 인플루언서이자 톱모델인 켄달 제너를 영입해 버버리의 신제품인 '올림피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이를 위해 최정상급 사진작가, 영화감독,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을 모아 팀을 꾸렸습니다.
중국의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버버리에서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는데요. 현지 중국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올림피아를 홍보했으며, 중국에서 진행 중인 '버버리 제너레이션(Burberry Generation)'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네 개의 설치 예술 작품을 세웠습니다. 온라인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버버리에서는 '핸드백 허브(Handbag Hub)'라는 플랫폼과 미국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제작사인 미씨컬 게임즈(Mythical Games)를 통해 NFT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중국에서의 어려움을 딛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버버리.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인들의 의혹의 눈초리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과연 버버리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