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투포환 선수에게 '여자로 살 계획 있냐?' 물어본 여기자 질문 수준 논란

'투포환'을 아시나요? 투포환은 인간의 힘으로 포환을 얼마나 멀리 던지느냐를 경쟁하는 종목입니다. 육상에서 창던지기, 원반 던지기, 해머 던지기 등과 함께 던지기 종목에 속하죠. 투포환은 던지기 종목 중 가장 무거운 포환을 던지는 종목이다 보니 가장 헤비급 선수들이 나오는 종목인데요. 남성들 뿐만이 아니라 여성들도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불쾌한 질문을 받은 한 투포환 선수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투포환 금메달리스트 공리쟈오(32)였습니다. 공리자오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투포환 금메달을 땄으며 얼마 전 열린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투포환에서도 금메달을 딴 실력 있는 선수이죠.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공리쟈오는 중국 관영 방송사인 CCTV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요. 인터뷰의 내용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공리쟈오를 인터뷰했던 여성 기자는 공리쟈오의 업적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지 않고 이상한 질문만 해댄 것이었죠. 먼저 이 기자는 공리쟈오에게 외모와 관련된 말을 했습니다. 바로 '남자 같은 여자라는 인상을 준다'라고 말한 것이었죠. 이에 공리쟈오는 침착히 답변했는데요. '겉으로는 남자 같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여자에 가깝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지는 질문은 더 황당했습니다.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계획이 있느냐?'라고 물은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침착하던 공리쟈오도 당황했는데요. 이에 '여자로서의 삶이요?'라고 되묻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해당 기자는 '지금까지는 투포환을 하며 남자 같은 여자였는데 앞으로는 네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던 것이죠. 이 질문에 공리쟈오는 '훈련을 중단하면 살이 빠지고 결혼해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여자로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라고 답했습니다.

황당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해당 기자는 '남자친구가 있나요?' '이상형은 뭔가요?' '남자친구와 팔씨름은 할 건가요?'라고 계속해서 물었는데요. 이에 공리자오는 '팔씨름은 하지 않아요. 전 매우 온화하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인터뷰 영상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3억 회 이상 조회되었습니다. 그리고 BBC를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성차별적 인터뷰'라며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공리쟈오 또한 이 인터뷰에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한 네티즌은 '공리쟈오가 결혼을 못 한 것이 아니라 공리쟈오에게 맞는 짝이 없었던 것'이라면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외모와 결혼이 아닌 성취와 꿈이 주제가 되어야 한다'라는 글을 썼고 공리쟈오는 이 글에 '내 생각을 정확히 표현해줘 고맙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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