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폐막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전 세계의 운동선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는데요. 운동 실력 이외에도 주목받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의 하나는 '패션'이었죠.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에 웬 패션이 주목받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입고 있는 단복, 유니폼 등은 모두 디자이너들이 흘린 피, 땀의 상징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선수들이 입은 단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선수단복은 고려청자의 비취색으로 표현된 재킷과,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를 모티브로 한 안감, 그리고 조선백자의 순백색으로 만든 바지와 모자, 태극 색상을 활용한 넥타이와 스카프 등의 디자인이 특징인데요. 이는 코오롱 FnC의 캠프리지멤버스에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올림픽 패션'으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또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는 '도쿄 올림픽에서 중국 패션이 빛을 발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며 중국의 올림픽 패션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중국 선수들이 선보인 패션은 많은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중국 올림픽 패션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패션이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드높였을지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선수 대표단이 입은 단복입니다. 글로벌타임스에서는 '중국 패션의 놀라운 순간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시작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네요. 중국 단복은 중국을 상징하는 색상인 붉은색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중국팀의 순조로운 출발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이 단복은 영화 <와호장룡>의 미술을 담당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팀입이 디자인했는데, 붉은색을 중심으로 여성 선수의 단복 스커트 아래에는 명나라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양귀비를, 남성 선수의 셔츠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오성 문양을 담았습니다. 물론 이전 단복에 비해서는 낫다는 평가이지만 세계인들은 마치 휴양지 리조트 직원 유니폼 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또한 빨간색과 흰색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유니폼은 중국 최고의 패션 대학교인 중국복장학교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것입니다. 이 유니폼은 중국의 국화인 모란꽃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꽃의 모양은 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명나라 시대의 그릇에 있는 그림에 영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중국 체조선수들의 유니폼 또한 중국의 상징 중 하나인 '봉황'을 사용했습니다. 중국의 트램펄린 금메달리스트인 주셰잉 또한 자신의 '무기'인 유니폼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는데요. 주셰잉이 입은 유니폼은 봉황 무늬로 장식되어 있는 전통 치파오 같아 보이네요. 쨍한 붉은색 유니폼은 치파오 매듭, 그리고 중국 봉황이 있는 네크라인을 지니고 있는데요. 봉황의 매끄러운 모양을 유지하며 봉황의 우아한 꼬리 깃털이 마치 봉황이 공중으로 치솟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큐빅을 달았습니다.
주목할 유니폼은 또 있습니다. 여자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첸 멍의 유니폼은 첸 멍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되었습니다. 유니폼은 첸 멍이 좋아하는 색상인 분홍색이고 디자이너들은 첸 멍의 오른쪽 어깨에 중국 용을 수놓아 마치 용처럼 비상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글로벌타임스에서는 2019년 뉴욕 패션위크에 데뷔한 젊은 중국 디자이너 장얀의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장얀은 '중국 대표단의 유니폼이 패션적인 요소를 많이 더했다'고 밝히며 옷 디자인에 포함된 곡선의 형태, 색채, 일체감 등의 요소들이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선수들이 시상대에 설 때 입은 중국 의상은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중국 국가대표의 유니폼은 중국인들도 고개를 내저을만큼 끔찍했습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입은 단복은 마치 중국의 전통 가정식인 '토마토 달걀 볶음' 같다는 조롱을 듣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는 흰색 하의와 빨간색 재킷, 그리고 노란색 넥타이와 스카프로 이뤄진 유니폼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