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년에 무려 30%씩이나 성장한다는 '성형수술 시장', 이유는?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는 '신체의 살과 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부모님께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유교권 문화에서 통용되는 말로, 이로 인해 성형수술을 반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성형수술은 그리 특별하지 않은 것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이미 했거나 고려하고 있는데요. 중국 또한 이런 열풍이 불며 성형수술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터부시되던 성형수술. 이제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열풍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중국 성형수술 시장은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성형수술 시장은 연평균 8.2% 성장했는데요. 이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죠.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역에 무려 5,150개의 성형외과가 생기기도 했죠. 현재 중국의 성형수술 시장은 35조 5,7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성형수술 시장의 17%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메디컬 뷰티마켓 트렌드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3년 4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3조 6,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성형수술과 관련된 플랫폼 또한 지난 몇 년 급성장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앱은 바로 '소영(So-Young)'입니다. 이 앱은 지난 2018년 월간 이용자 수가 140만 명이었으나, 현재 840만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앱인 '겅메이(Gengmei)'는 2010년 100만 명의 사용자를 지니고 있었지만 현재는 3,600만 명의 사용자를 지니고 있습니다. 겅메이에서는 특정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후기를 공유하는 앱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성형 수술이 시장이 이렇게나 커지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중국 사회가 외모에 대한 압박이 매우 크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2020년 웨이보에는 '당신은 외모에 대한 불안이 있나요?'와 관련된 해시태그가 유행했는데요. 이는 1억 9천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1만 5,000명의 사용자가 자신은 '미의 기준에 미달'된다고 밝혔습니다. 리서치 회사인 CBN 데이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995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 중 80% 이상이 외모에 대해 '매우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나타냈습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하얗고 마르고 동안인' 얼굴이죠. 사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킴 카다시안'과 같은 미의 기준은 통하지 않습니다. 건강하게 태닝 한 얼굴, 풍만한 엉덩이, 그리고 성숙하고 섹시한 눈빛은 미의 기준에서 동떨어져 있죠. 대신 안젤라 베이비와 같이 하얀 피부와 작은 V자형 얼굴, 크고 둥근 눈, 오뚝한 코, 마치 10대와 같은 분위기를 더욱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런 획일화된 기준이 있기에 성형수술 앱 '소영'에서는 자신의 얼굴에 대해 점수를 매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얼굴 중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죠. 재미있는 것은 이 앱의 기준에 딱 맞는 사람은 한국인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우리나라의 신인 배우 고윤정입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고윤정의 얼굴을 성형외과에 들고 가 이대로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현재 서양에서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e)'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신체 사이즈, 나이, 성별, 피부색 등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자는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도 사용되었죠. 속옷 브랜드에서는 섹시한 모델들 대신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금기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는 중국 시장에 거의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플러스 사이즈'는 '관리하지 않는 것'이라는 이미지이고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보다는 더 잘 가꾸고 아름다워지는 것이 미덕인 것이죠. 물론 일부 브랜드에서는 자기 몸 긍정주의를 받아들여 관련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2019년 기준 중국 전역에 있는 무면허 성형외과 클리닉은 6만 곳이 넘으며, 하루 평균 110건, 연간 4만 건이 넘는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점차 글로벌화되며 세계인과 발맞춰 가는 중국 시장은 과연 계속해서 '외모 지상주의' 분위기를 이어갈까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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