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4억 5천만 원 들여 부산에 만든 '쓰레기 숲' 예술작품 논란

부산시에서 '부산의 청계천'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초량천입니다.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은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곳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 동네 미술'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며 <초량천 예술 정원>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50년 만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되는 초량천을 중심으로 초량 일대의 오래된 역사와 생활문화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하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여러 개의 공공 설치 예술들이 대중들에게 공개되고 있는데요. 이 중 하나의 작품이 주민 들과 네티즌들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며, 왜 논란이 되고 있는 걸까요?

논란의 대상이 된 작품은 바로 초량천 하류 쉼터에 설치된 <초량살림숲>입니다. 이 작품은 이름처럼 '살림살이' 도구를 이용해 '숲'을 만든 것인데요. 무쇠 솥, 양은냄비, 알루미늄 냄비, 스테인리스 냄비, 고무 폐탕어, 고무 대아, 고무 플라스틱 화분, 폐철, 콘크리트 돌, 자전거 바퀴 자동차 휠 등을 돌탑 형식으로 6미터 높이로 쌓은 것입니다. 이 원형 기둥은 총 64개가 설치되었는데요. 이에 마치 나무가 빽빽하게 심긴 '숲'같은 모습에 '초량살림숲'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죠.

이 작품은 '공동체 미술(커뮤니티 아트)'의 일환이었는데요. 커뮤니티 아트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문화 예술을 창작하는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예술로, 대중이 직접 참여하여 문화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예술의 형태입니다. 이 작품이 공동체 미술인 이유는 바로 작품에 사용된 살림살이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과 만든 공공 설치 미술. 그러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설치 시작 단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는데요. 설치가 시작된 5월부터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폭주한 것이죠. 이에 대해 동구청에서는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지켜봐 달라'라고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동구청에서는 '완성된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 제기와 평가가 있다면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주민들은 '쓰레기 쌓아놓고 무슨 예술?' '흉물스럽고 혼란스러운 작품' '조형물인지 고철더미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나무를 심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A업체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A업체에서는 '현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누구나 한 번쯤은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올려 든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초량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이다. 그 어떤 설명 없이도 아름답다고 해맑게 웃으며 참신하고 고무적이라는 말을 건넨다. 70년 평생 이렇게 멋진 것은 처음 본다는 말도 건네신다'라고 밝히며 이 작품을 자화자찬하기 바빴죠.

설상가상으로 <초량천 예술정원> 프로젝트를 시행하는데 총 4억 5천만 원가량의 세금이 투입되었다는 소식까지 들리며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김선경 동구의회 의원에 따르면 이곳에는 4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으며 초량천 예술 정원 용역비 명목으로 5천만 원이 추가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동구청에서는 '동구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공공조형물 관련 조례가 없어 심의과정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고, 철거 이전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공공조형물 건립 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길이 열린 것이죠. 조례에 따르면 건립뿐만이 아니라 보수나 철거 이전 등의 변동도 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심의위원회에는 공무원과 전문가, 그리고 구의원 2명이 포함되기에 주민들은 구의원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길이 생긴 것이죠.

4억 5천만 원 들여 '쓰레기 숲'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초량살림숲.' 어르신들의 말대로 '참신하고 고무적'으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보기 흉한 흉물'로 보이시나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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