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에 목메지 않는다며 '중국 손절' 수순 들어간 명품 브랜드

럭셔리 제품 분야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습니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이들의 구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 같은데요. 이에 많은 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추세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며 오히려 중국과 멀리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이탈리아의 '돌체 앤 가바나'입니다.

시작은 2018년 11월 상하이 쇼 컬렉션이었습니다. 컬렉션을 앞두고 돌체 앤 가바나 측에서는 홍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홍보 영상 속에는 빨간색 옷을 입은 동양인 모델이 젓가락을 이용해 서투르게 이탈리아 음식을 먹었죠. 배경에는 중국풍 음악이 나왔고, 중국풍 세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의 제목은 '젓가락 사용법'이었습니다.

영상 속 모델은 피자, 파스타, 카놀리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 음식을 찔러보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는데요. 이어 카놀리 영상의 끝에는 남성 내레이터가 모델에게 '카놀리가 너무 큰가요?(Is it too big for you?)'라고 물었는데요. 이를 두고 아시아인들의 성기 크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암시하고 조롱하는 수준까지 나아갔습니다. 이에 중국 내에서는 이 영상에 대해 인종차별 논란이 들끓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의 디자이너 스테파노 가바나는 SNS를 통해 중국을 향한 망언을 쏟아낸 것이 밝혀지기도 했는데요. '중국은 무식하고 더럽고 악취 나는 마피아들' '중국인들이 열등의식이 있는 것' '중국인들이 젓가락 사용하는 게 왜 인종차별이냐?' 등의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후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SNS 계정이 해킹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누구도 해명을 믿지 않았죠. 이후 중국 공산당은 상하이 쇼를 취소시켰고, 장쯔이, 황샤오밍 등 돌체 앤 가바나의 홍보대사들이 쇼 취소도 전에 불참 의사를 강력히 밝혔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의 중국 전속모델인 디리러바와 왕쥔카이는 아예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사태가 벌어지면 브랜드 측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려고 무진장 애를 씁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에서도 신장 면화 사건으로 인해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때 '우리(나이키)는 중국의, 중국을 위한 브랜드'라며 납작 엎드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나이키뿐만이 아닙니다. 중국 소비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브랜드는 예외 없이 사과를 하고 중국 내에서 다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해 왔습니다. 그러나 돌체 앤 가바나는 달랐습니다. 중국에서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아니면 중국 시장은 포기해도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얼마 전 선보인 쿠튀르 쇼에서 대놓고 중국을 무시하며 패션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최근 베니스 알타모다의 야외 런웨이에서 쿠튀르 쇼를 선보였습니다. 이 패션쇼에는 많은 셀럽들이 자리를 참석했는데요. 제이로, 코트니 카다시안, 제니퍼 허드슨, 도자 캣 등 세계 최고의 연예인들이 이 패션쇼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하객들은 총 400명 정도였으며 20분 동안 카니발풍의 패션쇼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중국인 관람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이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중국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아예 초청을 하지 않았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도 지적되었습니다. 동양인들과 흑인들에 대한 '토크니즘'도 보여준 것입니다. 토크니즘은 사회적 소수 집단의 일부만을 대표로 뽑아 구색을 갖추는 정책적 조치 또는 관행인데요. 겉으로는 사회적 차별을 개선하기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질적 힘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패션 관계자들이 돌체 앤 가바나의 이런 관행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돌체 앤 가바나는 지난 3월부터 중국 내 매장을 폐쇄하고 있는 수순입니다. 지난 7월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허난성 홍수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금을 1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억 8,000만 원을 전달했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현재 중국 네티즌들은 돌체 앤 가바나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거의 비난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의 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과연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앞으로 중국 시장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게 될까요? 돌체 앤 가바나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을 배제한 채 그들만의 독자적 행보를 이어나가게 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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