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만에 공개했지만 단 2개월만 일반인에게 허락된 이 계단의 정체는?

Romewise

이탈리아 로마의 안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에 앞으로 2개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인데요. 이 계단은 300년 만에 '속살'을 드러낸다고 하네요. 앞으로 계속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6월 9일까지만 공개된다고 합니다. 이 계단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애지중지 하는 것일까요?

'성 계단'의 나무 덮개 제거 장면

이 계단은 매우 오래된 계단입니다.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 2,000년 정도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원래 있었지만 약 1,700년 전 로마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있었으나 로마로 가져온 계단. 이제 짐작이 가시나요? 이 계단은 '성물'입니다.

출처 : Andrew Medichini

스칼라 상타(Scala Sancta)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계단은 총 28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사형되던 날 예루살렘의 총독 빌라도에게 가면서 밟았던 총독 관저의 계단이라고 전해집니다. 예수의 피가 떨어진 곳으로 알려진 이 계단은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처음 허용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 성녀가 기독교로 개종한 뒤 로마로 가져왔으며 이후 많은 1000년 이상을 순례객을 맞이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1723년 교황은 이 계단을 마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덮개를 씌웠으며 이후 이 계단의 '속살'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나무로 덮여있는 계단 / 출처 : Savelli Religious

프란체스코 궤라 주임신부는 '나무를 뜯어보니 그전의 순례객이 계속 밟고 올라가 계단이 완전히 이상한 형태로 파여있었다'라고 말했으며 이 계단은 6년간의 복원 작업 끝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것입니다. 이때 계단뿐만이 아니라 벽화와 프레스코화도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순례객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계단은 두 발로 걸어서 올라가는 곳이 아닙니다. 예수의 고난이 서린 이 계단은 발이 아닌 무릎과 손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이제 나무 덮개가 아닌 계단 그대로의 '대리석' 위를 무릎으로 올라가며 예수의 고난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계단에 대한 논란은 지금까지도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계단이 빌라도의 관저에서 왔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혔으며, 로마인들에게 거의 파괴당한 예루살렘에 그 계단이 남아있을 리 없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그 시대에 대리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지요.

어찌 되었든 신앙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계단인 것은 확실합니다. 또 언제 개방될지 모르는 '성스러운 계단.' 바티칸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순례객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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