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체험?' 5시간 동안 잠만 잔다는 대박 여행 상품의 정체

코로나 시대에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아마 여행 업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여행업계 피해 규모는 약 7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요. 한국 여행업 협회에서는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전국의 3,953개의 여행사가 사실상 폐업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미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도 202곳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신규 여행사를 설립한 곳이 있는데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여행 프로그램을 매진시키며 여행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홍콩에서 프랭키 차우 캄케이(Frankie Chow Kam-kei, 45)가 설립한 울루트래블(Ulu Travel)입니다.

과연 울루트래블에서 출시한 여행 상품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면 버스'입니다. 이 여행 상품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5시간 동안 버스를 탑승하게 되는데요. 특이한 점은 잠을 자기 위해 이 상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2층 버스가 동원되는데요. 2층은 '제로 데시벨 수면실'과 'VIP 파노라마 객실'로 운영되며 이곳에서는 절대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여행사에서는 버스에 탑승하기 전 안대와 귀마개를 제공하기까지 합니다. 1층은 '사진 촬영실'로 운영되는데요. 이곳에서는 '작은 소리로 대화를 할 수 있다'라고 하네요.

이 여행 상품에는 좌석의 종류에 따라 99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1만 5,000원에서 399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6만 원의 가격표가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사에서 첫 버스 투어를 발표한 후 3일 만에 티켓이 매진되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여행사의 창업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현지 관광에 집중하기 위해 여행사를 시작했다'면서 창업 동기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어 그는 '많은 홍콩인들이 집의 환경이 좋지 않거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기에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만든 동기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출근길에 잠에 든다'라고 하는데요. '짧은 버스 노선과 하차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수면을 취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잠을 자는 버스 투어를 제공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물론 이 버스 투어의 포인트는 '수면'이지만 이 버스는 차량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으로 떠나 이곳에서 훌륭한 자연경관을 보고, 이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많은 투어 참가자들은 여행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이 버스는 촨완웨스트에서 출발해 툰문 고속도로를 거쳐 북 란타우섬 등 총 76km을 달렸습니다. 

홍콩대 수면연구소 설리 리 수석연구원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조건 형성'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조건 형성이란 특정 조건이나 익숙한 상황에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과 수면을 연관 짓고 있기에 버스에서 더 쉽게 잠에 든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장 상태의 여행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여행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요. 한편 이 프로그램은 11월 14일에 두 번째 투어를 예고하며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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