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항공사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도구,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객실승무원의 유니폼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화사하고 밝은 색상의 유니폼을 사용하고 있는 대한항공, 그리고 차분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색상을 사용한 아시아나항공, 제주 감귤 색에서 차용한 주황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고 있는 제주항공 등 각 항공사마다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죠. 그러나 승무원 유니폼은 디자인이 전부는 아닙니다. 승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좀 더 효율적인 기내 서비스를 위해서는 적절한 소재와 핏을 사용하여 활동성과 실용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러나 한 항공사에서는 새롭게 디자인한 유니폼 때문에 승무원이 소송을 걸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로 소송을 걸게 된 것일까요?
미국의 델타항공에서는 2018년 5월부터 승무원을 비롯한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 지상 조업 직원, 기술직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유니폼을 지급했습니다. 뉴욕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잭 포즌과 협업하여 만든 이 디자인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요. 이 유니폼을 1년 정도 착용한 결과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점이었을까요?
델타항공의 새 유니폼에는 △패스포트 플럼(Passport Plum) △크루징 카디널(Cruising Cardinal) △그라운드스피드 그래파이(Groundspeed Graphite) △스카이라인 슬레이트(Skyline Slate) △트래블링 시슬(Traveling Thistle) 등 총 다섯 가지의 컬러 믹스가 있습니다. 그중 패스포트 플럼(Passport Plum)이라는 색상의 옷이 문제였는데요. 이 옷을 입으면 피부 발진, 두통, 피로감, 호흡곤란, 탈모, 메스꺼움 등이 유발되며, 이 색상에 사용된 보라색 염료는 피부와 속옷 등을 얼룩지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송을 제기한 승무원은 총 두 명입니다. 이들은 사실 항공사 측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이 유니폼의 제작 업체인 랜즈엔드(Land's End)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변호사는 곧 항공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델타항공에서는 이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 중 1% 미만의 사람들이 이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디언지(Guardian)는 '포름알데히드와 테플론을 사용한 화학적 마감으로 인해 그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다'라고 밝혀 파장이 일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색상을 위해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 소송의 결과도 매우 궁금해지는데요. 항공사의 이미지를 위한 유니폼의 색상이나 디자인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승무원, 이에 앞서 한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니폼은 하루 히 교체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