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앞 카메라 사용 안 한다고 해놓고' 기내에 대놓고 CCTV 설치한 항공사

올해 초 기내 몰래카메라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지난 2월 싱가포르 항공을 탑승한 승객 한 명은 기내 스크린 아래쪽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발견해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요. 싱가포르 항공 측에서는 이 카메라는 비행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새롭게 도입된 장치이지만 현재 '비활성화'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싱가포르 항공뿐만이 아니라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그리고 델타 항공사의 비행기에도 달려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항공사에서는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 이슈로 각 항공사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카메라를 덮기도 했습니다.

'프라이버시' 그리고 '몰카' 문제가 뜨거운 오늘 날 한 항공사에서는 기내에 CCTV를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항공사는 바로 홍콩을 거점으로 운영되는 영국계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입니다.

캐세이퍼시픽은 7월 31일 자사의 개인 정보보호 관련 정책을 업데이트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우리가 기내에서 사용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활동이 고스란히 저장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영화를 몇 분 동안 봤는지, 어떤 게임을 몇 분 동안 했는지 등인데요. 캐세이퍼시픽 측에서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객들에게 더 나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는 기내 CCTV로 승객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카메라는 조종석 근처에 달려있으며 보안, 그리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는 절대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기내 스크린 아래쪽에 있는 카메라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로 승객들을 안심시켰습니다. 또한 이 영상에 접근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모든 정보는 민감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은 캐세이퍼시픽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 항공사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따르면 수집된 데이터가 보안 서버에 저장되는 동안 인터넷 등을 통한 데이터 전송은 '침범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라는 말이 명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8년 10월 캐세이퍼시픽에서는 900만 명의 탑승객 정보가 유출되었으며, 같은 해 영국 항공에서도 정보 유출이 있어서 2억 3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은 바 있습니다.

기내 CCTV 도입에 대한 의견도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데요.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수집된 영상이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이 결정이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누구나 이 소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몇 네티즌들은 면세품 및 개인 소지품 도난, 혹은 기내 난동 등의 불미스러운 사고를 막기 위해서 이런 CCTV의 도입을 환영한다고 하네요.

기내 CCTV의 도입, 그리고 기내 엔터테인먼트 사용 로그 보관,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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