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 바로 키스 해링입니다. 1980년 지하철역 벽의 빈 공간에 분필을 이용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뉴욕에 수 백 개의 벽화를 그리기도 했죠.
키스 해링의 벽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Crack is Wack'일 것 같습니다. 'Crack is Wack'은 '마약은 안돼'라는 뜻으로 일종의 마약퇴치 캠페인 같은 것이었는데요. 이 근처 고속도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가장 잘 눈에 띄는 위치인 뉴욕 이스트할렘의 버려진 핸드볼 코트 벽에 그린 벽화였습니다.
*크랙 : 강력한 코카인의 일종
이 벽화를 그린 1986년 당시 뉴욕에서는 마약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으며, 자신의 조수였던 베니(Benny)가 마약에 중독되어 그를 도와주기 위해 백방 노력했지만, 이 시도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후 그는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마약 반대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죠.
단순하고 눈에 잘 띄는 알파벳과 날개를 달고 있는 해골, 사람의 팔을 뜯어먹은 개, 악어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매달린 사람 등 무시무시한 심벌이 위트 있는 분위기와 색감으로 그려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해링은 이 그림을 그린 후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그는 1년의 징역 생활을 할 뻔했지만 Post에서 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 결국 100 달러의 벌금형으로 마무리되기도 했죠.
이후 키스 해링은 에이즈 합병증으로 31세에 요절했으며, 'Crack is Wack'은 뉴욕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했습니다.
30년도 더 넘은 벽화는 이제 색이 바래고, 균열이 생기는 등 비바람 아래에서 자연적으로 노후화되고 있었는데요. 이 벽화에 다시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네요.
최근 예술가 루이스 허니컷(Louise Hunnicutt)은 키스 해링 재단과 손잡고 이 벽화를 복원한다고 합니다. 루이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 작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키스 해링은 지역 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어요.
그의 유산을 다시 가져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차를 타고 이 벽화 옆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흥분하며 소리치고 있어요.
그들이 어릴 때 보았던 것을 아직도 기억하는 것이죠."
그들은 복원 방식으로 '스텐실'을 선택했는데요. 먼저 이전에 복원했던 것을 제거하고, 스텐실 기법으로 다시 색을 입히는 것입니다. 루이스 허니컷은 이미 몇 주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날씨 사정에 따라서 이 작업은 몇 주가 더 걸릴 수도, 몇 달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완성 작품이 매우 기대가 됩니다.
당신은 이것을 '복원'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원래 벽화의 모습을 다시 가져오고 있습니다
-루이스 허니컷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