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다고 해고까지?' 풀밖에 없는 식사로 승무원 강제 다이어트 시킨 항공사 논란

비행기의 '승무원'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젊고 늘씬하고 예쁜 여성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승무원은 '서비스직'이기 이전에 '안전 요원'이라는 더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요. 아직까지 이런 인식이 보편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승무원의 외모 규정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아예 승무원에게 다이어트 식단을 주며 살을 빼라고 강요하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비행에서 제외하는 항공사가 있어 논란인데요. 이 항공사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이 항공사에서는 왜 이토록 승무원의 체형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이곳은 바로 에어 인디아(Air India)입니다. 인도의 국영 항공사이자 아시아에 현존하고 있는 항공사 중 가장 오래된 항공사로서 허브 공항은 델리에 있는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과 뭄바이에 있는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이죠.

얼마 전 에어 인디아에서는 승무원들을 위한 새로운 기내식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기내식은 특별히 만들어진 저지방 식단이었는데요. 항공사 대변인의 한 인터뷰에 따르면 승무원들에게 '건강하고, 경제적인'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크루밀의 메뉴를 변경했으며, 이 메뉴는 가볍고 가정식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크루밀의 문제는 고기가 거의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기내에서 노동을 한다는 것이 사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칼로리가 없는 식사를 제공한다는 논란에 직면했죠. 또한 이런 메뉴로 승무원의 체중을 조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습니다.

실제로 2009년 몸무게가 많다는 이유로 여자 승무원을 해고한 사례가 있었으며 2013년에는 과체중 승무원 125명을 지상직으로 발령을 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승무원들이 비상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고 항변했지만 BBC에서는 항공사의 이미지에 맞는 승무원들이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회사의 방침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죠.

이런 기내식의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에어 인디아의 재정 악화입니다. 에어 인디아는 현재 매각을 앞두고 있는데요. 막대한 부채와 방만한 기업 체질로 인해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메뉴를 바꾼다면 크루밀 비용을 1/3로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여러 가지 상황과 목적이 겹쳐져 승무원 '저지방식'이 탄생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항공사의 이미지, 그리고 비용 줄이기에 승무원이 희생된 경우인 것 같네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크루밀, 과연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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