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까지 노출됐다?' 공항 직원이 CCTV로 제 핸드폰을 감시했습니다

어느 곳이나 CCTV가 있는 세상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하면 한 사람이 하루 평균 CCTV에 83.1회 노출된다고 하는데요. 이동 중에는 9초에 한 번꼴로 찍힌다고 합니다. 보안이 중요한 곳에는 더욱 CCTV가 많이 설치되어 있으며 CCTV를 관리하는 인원도 많이 있습니다. 공항도 그런 장소 중의 하나이죠.

얼마 전 공항의 CCTV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었습니다. CCTV를 남용하지 말라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보안을 위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겠다는 한국공항공사 간의 충돌이 있었는데요. 도대체 어떤 일이길래 이 두 기관이 서로 충돌한 것일까요?

서울경제

2017년 베이징에 다녀온 A씨는 김포공항으로 입국했습니다. A씨는 입국 시 참깨와 건대추 등을 가져왔는데요. 이 물건들 때문에 세관 입국장 식물검역 검사대에서 검사를 받게 되었죠.

농민신문

그러나 A씨는 순순히 검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들여온 물건인데 왜 검사하느냐' '왜 승객 200명 중 나만 잡느냐'라며 항의했죠. 급기야 A씨는 세관원과 공항 시설 등을 본인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요란한 상황에 공항경찰대가 출동했습니다. 소동 이후 A씨는 공항 내 대기석에 앉아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을 재생해서 보고, 지인과 통화를 했죠.

한국일보

두 달 뒤 A씨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당일 CCTV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요. A씨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공항의 CCTV가 자신의 동선을 추적하며 12분간 촬영을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분 43초 동안은 초근접 부감촬영을 통해 A씨의 휴대전화 화면도 촬영했습니다. 이 화면에는 A씨가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전화번호를 검색하는 것, 휴대전화를 사용해 정보를 검색하는 것 등이 찍혔습니다.

A씨는 곧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인권위에 진정을 했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6월 이런 행위에 대해 '업무 범위를 넘어선 사생활 침해'라고 규정짓고,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그리고 해당 직원 등에 대한 직무 교육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공항공사 측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국가 중요 시설 '가' 등급인 입국장, 출국장은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데, A씨가 이 규정을 위반하고 불법 촬영을 했기에 보안 정보 유출 등의 사고 방지를 위해 모니터링 차원에서 확인했을 뿐 개인 정보를 침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인권위는 'A씨가 불법적을 휴대전화를 사용했어도 대기석으로 이동한 뒤에는 촬영이 아닌 일반적인 통화 등을 했다'라면서 '그런데도 약 12분간 휴대전화 화면을 근접 촬영하며 감시한 것은 보안 시설에서의 CCTV 운영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사생활 침해'라고 판단했습니다. 

보안 시설에서 불법 촬영한 A씨, 그리고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초근접 촬영을 한 공항공사, 그리고 인권위의 판단.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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