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에 지어진 궁궐. 그러나 구한말 역사의 현장이었으며, 전통 목조 건축과 서양식 건축이 함께 남아있는 곳. 바로 덕수궁입니다. 다른 고궁과는 달리 저녁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해 서울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이곳에 카트처럼 생긴 물건이 들어와 궁궐 안뜰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카트는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2019년은 3.1 운동과 고종황제 서거의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덕수궁에서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기억된 미래>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9월 5일부터 진행되었는데요. 이곳에 설치된 '카트'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하네요.
이 카트들은 홍콩 출신 건축가이자 아트 컬렉터인 윌리엄 림이 설치한 것입니다. 이 카트가 설치된 장소는 함녕전의 안뜰인데요. 함녕전은 고종 황제가 침실로 사용하던 공간입니다.
바퀴가 달린 카트처럼 보이는 이 물건은 사실 가구인데요. 현대적인 디자인을 지닌 이 가구는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전환기의 항제를 위한 가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황족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궁금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것이죠.
설치된 파라솔은 옛날 신하가 들고 있던 햇빛 가리개를 연상시키고, 빨간색 라운지 체어는 좌식 문화로 앉아 있었던 왕의 방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이 당시 사용되었던 많은 제품에 영감을 받아 가구를 디자인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전시인 것 같네요.
사진 : MM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