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돈 안 받을래요' 영국 왕자 부부가 금수저를 포기하고 독립 선언을 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연예인보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사람들. 바로 영국의 왕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화제가 되곤 하는데요. 얼마 전 영국 왕실에서는 '폭탄급 선언'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폭탄선언은 왕실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입니다. 이들은 2018년 결혼했는데요. 결혼 당시에도 미국인, 흑인 혼혈, 여배우, 이혼 경력, 연상녀 등의 키워드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얼마 전 금수저를 내려놓고 영국 왕실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왕실 가족의 고위 일원에서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밝혔는데요. 두 사람은 앞으로 영국과 북무(미국, 캐나다)에서 골고루 생활하기로 했으며, 자선단체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단, 독립은 하되 여왕과 영연방에 대한 의무는 계속 다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들은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일까요? 이런 결정은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형제 불화와 동서 불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는 사실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부부와의 불화설이 있었습니다. 메건 마클은 지난해 영국 ITV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라며 이런 불화설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죠. 형 윌리엄과 동생 해리 간의 갈등도 보도되었는데요. 영국 케이블 채널 TLC는 '케이트 vs. 메건 : 며느리 전쟁'이라는 탐사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며 어머니인 다이애나 빈의 사고사 후, 윌리엄은 아버지 찰스를 멀리해 온 반면 동생 해리는 메건의 설득으로 찰스와 화했다는 점이 보도되며 이런 점이 형제들 사이를 멀어지게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죠. 이런 불화가 이들의 독립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2. 조카들보다 왕위 계승 서열 낮은 해리 왕자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은 다소 독특한데요. 1위는 윌리엄, 해리의 아버지 찰스, 2위는 형인 윌리엄, 그리고 윌리엄과 케이트 미들턴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가 3위,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6위에 해리 왕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치가 7위이죠. 사실 지금도 엘리자베스 여왕은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어 1948년생, 올해 나이 만 71세인 찰스 왕세자도 죽기 전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입니다. 즉, 해리 왕자가 왕위를 계승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도 이들의 독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3. 언론으로 인한 메건 마클의 고통

2017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약혼을 발표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언론은 메건 마클에게 호의적인 어조를 보였습니다. 마약, 파티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해리를 구제해준 여성으로 소개했던 것이죠. 그러나 2018년 결혼 이후 언론의 태도는 돌변했습니다. 왕자비 부부가 국민의 세금 35억 원으로 신혼집을 수리한다는 보도, 이들이 값비싼 카펫을 내다 버렸다는 보도, 그리고 이들이 이런 추가 비용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라는 코멘트도 덧붙였죠. 

약혼반지에 관련된 논란도 있었습니다. 해리 왕자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진 약혼반지는 세 개의 보석이 있었는데, 그중 두 개의 다이아몬드는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 비의 유품이며, 다른 하나는 이들이 첫 휴가를 보낸 보츠나와에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메건 마클은 이 반지를 리폼하며 다이아몬드를 추가했는데요. 언론에서는 메건 마클이 의미가 담긴 선물을 패션으로 전락시켰다며 비난한 것이었죠.

이후 왕실 직원들의 사퇴가 이어졌고, 첫 아이의 세례식을 비공개로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들이 환경보호를 주장하며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이중성에 대해 위선적이라는 비판 등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비난과 논란이 일기도 했죠. 이런 언론의 행태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왕실 나가서 돈 벌 수 있다?

사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는 영국 왕실의 고위 일원으로써 수익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위를 포기하면 이들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국 의회가 왕실에게 제공하는 왕실 교부금은 포기하게 되죠.

그러나 왕실 교부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이들은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메건 마클은 연기 활동으로 드라마 한 편당 출연료 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00만 원을 받는 인기 배우였으며 이미 560억 달러, 약 60억 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리 왕자의 자산 수준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데요. 2014년 해리 왕자는 서른 살 생일을 맞아 이미 1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51억 8천만 원 가량을 상속 받았으며,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의 콘월 영지에서 나오는 수익도 쏠쏠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에서는 이들의 자산은 총 3,400만 파운드, 약 515억 원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왕실의 지위를 포기하고 돈을 벌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왕실 이미지'를 이용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으리라고 보입니다. 유명 인사의 강연과 연설 행사를 조율하는 대행업체 '탤런트 뷰로'의 공동 창립자 제프 제이컵슨의 주장에 따르면 해리 왕자가 대중 강연에 나선다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굳이 마이크를 잡지 않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이 각각 10만 달러, 약 1억 1천만 원 가량을 받아 갈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부부는 이미 지난해 6월 연필, 양말 등을 포함한 100여 개 상품에 '서식스 로열'이라는 상표권을 신청했는데요. '서식스 로열'은 해리 왕자의 공식 명칭입니다. 이들이 이 상표권을 통해 어떤 수익활동을 벌일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 왕실에서는 이 부부의 독립 선언을 수용하려는 분위기인데요. 왕실의 대책 회의 이후 이 부부가 왕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영국과 캐나다 정부, 그리고 해리 왕자 부부가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하네요.

과연 이들은 원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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