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 누드화는 음란물이 아닙니다!' 명화 직접 재현한 모델들 화제

최근 미술계에서는 '외설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투(Me Too) 운동'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논의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죠. 

이런 가운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메어리 비어드 교수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누드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비어드 교수의 주장은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어드 교수는 '누드화는 지배계층을 위한 소프트 포르노가 될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했는데요. 왜냐하면 르네상스 시대 누드화 대다수가 남성의 지시에 따라 남성이 즐길 목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서구의 예술 작품은 성적 매력을 내보이는 여체를 다른 문화들보다 강조해 왔기에 이 누드화들이 진짜 '고전 예술'인지 '고전 예술로 가장한 엘리트용 소프트 포르노'인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즉, 예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여체의 아름다움이나 붓질의 섬세함을 넘어 창작의 목적까지 고려해야 작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모두가 메어리 비어드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는데요. 영국의 대중지 더 선(The Sun)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누드화를 똑같이 재현하고 메어리 비어드 교수의 의견에 대한 모델들의 생각을 듣는 프로젝트를 시행했습니다. 과연 예전의 누드화를 재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모딜리아니의 <소파에 앉은 누드>입니다. 1918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2010년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765억 원에 팔렸습니다. 모딜리아니는 생전 누드화를 많이 그렸는데요. 그의 누드화 속 여인들은 하나같이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모델 홀리 피어스(Holly Peers)가 이 그림을 재현했습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이 그림은 보티첼리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과 섬세한 세부 묘사가 돋보이는데요.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마 중앙에 있는 기품 있는 여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리안 서젠(Rhian Sugden)이 이 그램을 재현했네요.

마지막으로는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입니다. 이 작품은 그려졌을 당시에도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살롱전에서 낙선했죠. 그리고 모델 로버트 라이더(Robert Reider)가 이 그림을 재현했습니다. 

모델들이 재현한 명화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설적인가요? 물론 사람마다 다른 답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들은 모두 누드화가 특권 계층을 위한 포르노라는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홀리 피어스(33)는 '여성의 누드 뿐만이 아니라 남성의 누드'도 있다면서 이것도 소프트 포르노라고 보아야 하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몸이 항상 '성적'일 필요는 없다면서 만약 몸이 자랑스럽다면 왜 드러내지 않냐고 반문했죠. 현대의 인스타그램에도 노출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있다면서 이것을 좋은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안 서젠(33) 또한 누드 비치에서 보는 것들을 '소프트 포르노'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누드화 또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여성의 나체는 아름다운 것이기에 이를 찬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소프트 포르노'라면 메어리 비어드 박사는 플레이보이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죠. 

한편 영국에서는 누드 작품을 향한 사회적 시선, 그리고 누드 작품의 외설성 논란 때문에 일부 전시회가 운영에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국 왕립 미술원은 미투 운동 때문에 작년 르네상스 전시회에서 남녀 누드 전시품의 수를 비슷하게 맞췄으며, 또한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의 작품 전시를 홍보할 때 외설성에 대한 논란 때문에 홍보물에서 남성 누드의 하반신을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논의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누드화의 외설 논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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